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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도 어엿한 선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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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어엿한 선비랍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8/17 09:40 수정 2010.08.17 09:42
초등학생 남강서원 선비문화체험 조용한 인기

전통문화ㆍ경전강독ㆍ예절교육 통해 인성함양



ⓒ 양산시민신문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라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논어’의 한 구절을 읊는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남강서원(南岡書院) 선인당(宣仁堂)에 가득 울려 퍼졌다. 

지난 12일 선비문화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 25명의 눈에는 장난기가 여전했지만 사뭇 진지함도 묻어나왔다. 난생 처음 유건과 도포를 갖추고 자상하면서도 때로는 엄하게 회초리를 드는 훈장님에게 예법을 듣자니 장난꾸러기들도 진지해지는 모양이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열려 호응을 얻었던 남강서원 선비문화체험이 2회째를 맞았다.

남강서원에서 모시고 있는 임란공신 죽제(竹齊) 이겸수(1555~1598) 공의 후손인 성균관 이창진 박사가 훈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체험은 전통예절을 통해 배우는 청소년 인성교육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된 드라마는 조선시대 학생과 현재의 학생들의 기본예절을 비교하여 현재 학생들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게 하는 내용.

이어 어른 앞에 설 때 기본적으로 취하는 자세인 ‘공수(拱手)’를 함께 배웠다. ‘공수’는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은 자세로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두 손을 포개 잡아야 한다. 왼손은 동쪽이고, 동쪽은 양(陽)이기 때문에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고, 오른손은 서쪽이고, 서쪽은 음(陰)이기 때문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는 것이다.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직접 공수 자세를 취해보면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 양산시민신문

요즘 접할 기회가 없는 사서 중 논어와 대학에 나오는 구절을 큰소리로 읽는 경전강독 교육이 시작되었다. 훈장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크게 따라 읽고 몇몇 학생들은 읽은 한자를 몇 번이고 되뇌며 외우기도 하였다. 유복을 갖춰 입고 큰소리로 송독하는 모습은 마치 옛 서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창진 훈장은 “어른들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는 고전을 학생들이 직접 보고 큰 소리로 읽어 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2회 때부터 새롭게 추가하였다”고 하였다.

무더운 날씨지만 학생들은 선인당을 벗어나 서원 곳곳을 둘러보았다. 땀을 흘리면서도 서원이 신기한 듯 곳곳을 살펴보며 서원의 역사와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 교육은 다례(茶禮)교육으로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하였다. 학생들은 처음 마셔보는 차이지만 제법 의젓한 선비처럼 차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김민수(13, 백동초) 학생은 “이번이 두 번째 참여하는 건데 올 때마다 재미있고 새롭다”며 “논어와 대학을 송독할 때는 서당에서 공부하는 선비가 된 듯한 기분이라 더 신이 났다”라고 말했다.


박미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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