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아무개(40, 어곡동) 씨는 아이가 무더운 날씨에도 거추장스럽게 팔찌를 차고 다녀 계속 신경이 쓰인다. 가느다란 검은색 고무링 2개를 X자 모양으로 꼬아서 만든 이 팔찌가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라며 매일 착용한다. 하지만 김 씨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팔찌의 의미를 알고 아이에게서 당장 팔찌를 압수했다. 그동안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차고 다녔다는 사실에 쉽게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최근 양산지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얼짱팔찌’가 해외에서는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의미로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 팔찌가 학교 앞 문방구에서 5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초등학생들 사이에 상당히 인기가 높다.
‘얼짱팔찌’는 인터넷 ‘얼짱’과 연예인들이 착용한 사진이 화제가 돼 유행이 됐다. 이 팔찌는 두개의 가는 고무링을 X자 모양으로 꼬아 손목에 끼는 형태로 500원 안팍의 저렴한 가격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사이에서 특히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영국, 브라질 등에서 인기를 얻은 ‘데이트팔찌’, ‘섹스팔찌’와 모양이 흡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명 ‘섹스팔찌’는 색깔별로 이성에게 허용되는 스킨십의 수위가 달라진다. 노란색은 포옹, 주황색은 키스, 빨간색은 스트립댄스, 검정색은 성관계를 허용한다는 의미로 실제 지난 3월 브라질에서는 검은색 팔찌를 착용한 13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9월 영국에서는 이 팔찌 때문에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는 등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일자 초등학교에서 착용을 금지하는 일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얼짱팔찌’의 색깔별 성적 의미가 이미 퍼진 상태다. 포털사이트에는 얼짱팔찌의 의미를 묻는 말과 답변이 담긴 글이 떠돌고 있고, 얼짱팔찌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성관계팔찌’, ‘데이트팔찌’ 등도 뜬다.
이에 양산성가족상담소 김수경 소장은 “팔찌의 정체와 색깔에 따른 의미가 이미 국내에서도 다 알려진 상황에서, 실제로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나 잘못된 성의식을 가진 범죄자들이 이를 범죄에 악용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또 이같은 저급문화의 확산은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인식뿐 아니라 색상에 대한 잘못된 관념까지 심어줄 수 있어 더 이상의 유행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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