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청소년은 연애가 궁금하다..
오피니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청소년은 연애가 궁금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348호 입력 2010/09/28 09:48 수정 2010.09.28 09:47




 
↑↑ 지추련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 양산시민신문 
우리의 정서는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만난 경우에도 나이를 살펴 행동이나 말투를 정하기도 하고, 학교 졸업이나 결혼 그리고 아이 낳기 등도 언제쯤이 좋은 지가 이미 정해져 있는 듯하다. 그렇게 당연해 보이던 것들에 다양한 예외가 드러나면서 특히 어른이 혼란스러워 한다.


Q. 얼마 전 19세 아버지가 아이 양육을 포기한 사건이 있었죠. 17세에 부모가 되어 혼인신고하고 학교도 다녔는데 2년 후 생활고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가 아이의 양육을 맡게 되었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이 없다보니 도저히 아이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아 복지관 앞에 아이를 버렸다는 기사를 같이 본 고1 아들 녀석이 ‘엄마는 내가 지금 아빠가 된다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서 ‘어휴! 징그럽게…난 벌써 할머니 되기 싫거든’이라며 얼버무렸지만 덜컥 겁도 나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사춘기라서 성에 대해 무심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 입에서 아빠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니 갑자기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17살 아들과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A. 아들의 기습 질문에 어머니의 답변이 무척 재치 있으십니다. 아들은 가볍게(?) 던진 질문이지만 그 속에 담긴 많은 내용을 생각하며 어머니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싶네요. 그 질문을 같은 남자인 아버지가 받으셨다면 어떻게 답하셨을까요?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성교육 시간이 있지요. 그래서 꽤 체계적인 성교육을 하고 있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뒤로 미루거나 얼버무리는 것도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부모나 선생님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별로 없거든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고민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데 반해 어른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급급하게 되는 겁니다. 궁금한 것은 많은데 성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어른과 아이 사이의 소통이 더욱 어렵다보니 또래들끼리 소설을 쓰는 겁니다. 인터넷검색이 많이 도와줍니다.

조금 앞선 경험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십대아이들에게 어른이 필요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어른이 한 아이당 한 명이면 됩니다. 꼭 부모여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부모가 그 역할을 맡는다면 더욱 좋겠죠. 부모는 모두 유경험자 아닙니까.
17살 아들과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시겠다고요? 가수 신해철 씨가 모 프로그램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순결을 지켜야한다는 말을 할 때 성경험을 하기 전의 사랑과 하고 나서의 사랑은 너무나 다르다. 성경험을 하기 전에는 너무나 애틋하고 좋았다. 그러니 그 애틋한 감정이 드는 시기를 좀 더 즐겨라!’ 
첫사랑의 풋풋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섹스보다 키스가, 키스보다 슬쩍 손을 잡는 것이 더 깊은 울림이 있었음을 먼저 경험한 어른들이 넌지시 알려주셔야지요. 틀에 박힌 성교육보다 아이들에겐 연애강좌가 더 필요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여자아이에게 젠틀하게 다가갈까? 어떻게 하면 인기가 많을까? 상대가 어떤 사인을 보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 지가 성관계보다 더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보고 싶어 합니다. 몸이나 성이 개입된 관계가 아니라 그냥 편하게 만나는 이성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런 만남을 통해 부모나 동성친구가 주지 못하는 허전함을 채우고 긴장감도 해소가 되어서 자신이 참 괜찮은 존재로 느껴진다는데 말려서 될 일이 아니지 싶습니다.

어머니에게 불쑥이라도 자기 속내를 드러내는 17살 아들은 지금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처럼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먼저 살아본 어른으로서의 경험을 담담히 나누어주신다면 틀림없이 멋진 남자로 자란 아들과 마주하시게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