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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여름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31일 김해국제공항은 휴가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나를 포함한 16명의 대원들은 일본 북알프스 종주등반을 위해 수속을 마치고 나고야행 KE753편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이륙 후 1시간 18분 비행 끝에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안착했다. 공항을 빠져나와 차트버스가 기다리는 곳을 찾아 갔더니 25인승 미니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 공항에서 히라유 온천지구까지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조용하고 아늑한 히라유 온천지구 나카무라칸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가끔 일본을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도시와 시골이 잘 정돈된 차분함이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다음날 아침 전세버스를 타고 북알프스 등산기점이 되는 가미고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시골아저씨 같은 분이 트럭을 몰고 와서는 짐을 자기 차에 실어라고 한다. 얼마되지 않는 거리라 우린 걸어서 고나시 타이라 야영장 부근 롯지로 이동했다. 등반에 필요한 짐만 다시챙기고 데포를 시켜놓은 후 08시 30분께 고나시타이라로 출발했다. 국립공원의 초입은 포레스트길이다. 상큼한 공기를 마시면 4시간 정도를 올라가니 야리사와 산장이 나타났다. 우린 이곳에서 미리 지급받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저녁 6시쯤 야리다케 산장에 도착했다. 이곳 산장은 밤 8시30분에 소등된다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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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기전 맥주값을 물어보니 아사이맥주 큰 것은 750엔, 작은 것은 500엔을 받는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산행 후 갈증 해소를 위해 모두들 한 잔씩 했다. 나는 가이드라고 생맥주 한 잔을 따로 제공했다.
셋째 날 우리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산장 측에서 4시 56분에 해가 뜬다고 알려주었다. 4시 30분에 산장을 출발해 야리가다케(3천180m)를 향하여 속도를 내어 올라갔다. 일본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르는 야리가다케는 창 끝같이 뾰족하게 생겼다. 날씨가 좋아 다행히 모두가 원하는 일출을 보게 되었다. 다시 산장으로 내려와 때이른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챙겨 호다카 산장을 향하여 준비를 서둘렀다. 눈부시도록 화창한 날씨에 대원들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알파인스틱 길이를 조정하고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칭도 해가면서 다가올 고난의 행군에 대비한다. 함께한 일행들이 등반의 난이도를 묻기에 그냥 우리나라 설악산 공룡능선정도로 생각해라 했다. 9시 57분께 역사적인 미나미 산장을 기분좋게 통과하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봉우리를 만났다.
이 구간에서 기도레이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는 청춘의 샘에서 “진정한 알피니스트는 긴장 속에 살아간다”고 말했다. 돌탑을 쌓아놓은 듯 한 절벽 바위산을 만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잡고 당기고 매달리는 동작을 계속한 끝에 도착한 곳은 벼랑 끝에 지어진 해발 3천미터의 기타호다케 산장. 이 곳에서 행동식으로 가져온 도시락을 먹었다.
산을 크게 네 번 정도 오르내리고 나니 해발 2천993m 호다카 산장이 나타났다. 큰 고생은 다한 것 같다. 아침에 야리가다케 산장을 출발한지 10시간 만에 도착한 셈이다. 시즌등반이라 산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다음 날 호다카다케 산장에서 아침 6시50분에 출발해 50분 정도 오르니 북알프스의 최고봉인 해발3천190m 오쿠호다카다케봉이 우릴 반긴다. 이곳에 오르니 사방이 탁 트이며 우리가 왔던 등산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상쾌한 기분으로 정상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마에호다카다케봉을 돌아 다께사와휴테로 내려섰다.
다케사와휴테에서 소고기 카레덮밥과 아사이맥주로 한 끼를 떼우고 고나시타이라 롯지로 내려서는데 밀양얼음골 같은 풍구를 만났다. 얼마나 시원한지 우리들의 발목을 잡는다. 그런가 하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삼나무 숲을 지날 때는 온몸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우리는 마지막 밤을 숲속 고나시 타이라 롯지에서 보내고 나고야로 돌아왔다.
등반코스 : 가미고지 -요코오산장 - 야리사와롯지 - 야리다케산장(1박) - 야리가다케(3천180m) - 미나미다케산장 - 키타호다카다케 - 호다카다케산장(2박) - 오쿠호다카다케(3천190m) - 다께사와휴테 - 고나시 타이라 - 가미고지
* 총산행거리 39km, 산행시간 27시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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