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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년간 균등지원”, “집중투자 단행” 의견 분분
정치

“1년간 균등지원”, “집중투자 단행” 의견 분분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명문고교 만들기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49호 입력 2010/10/05 09:13 수정 2010.10.05 09:13
■ 우수 명문고 육성 위한 교육간담회 현장 중계




교육과 관련한 정책 입안자와 교육 수요자를 대표한 각계 인사들이 모인 간담회는 나동연 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교육 정책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한 자문 성격으로 이루어졌지만 참석자 간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두 시간 가까이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교육선진화위원회에서 논의된 명문고 집중육성 대상 학교의 선정에 대한 반발을 감안해 ‘1년간 균등 지원하자’는 의견과 나눠주기식 배분은 더는 안된다는 ‘집중투자 단행’ 의견이 맞선 것. 하지만 예산 편성을 책임져야 하는 시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차등 지원’을 절충안으로 제시하는 등 ‘명문고 육성 방안’은 명쾌하게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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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명문고 육성을 위한 간담회가 지난달 30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는 2010년도 교육경비보조금 심의위원회와 지난 2월 교육이 강한 양산만들기 토론회, 그리고 교육단체인 양산교육선진화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던 ‘명문고 육성을 위한 집중 투자 방안’에 대한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양산시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나동연 시장과 김흥석 주민생활지원국장, 이상복 교육체육지원과장 등 시 관계자를 비롯해 김종대 시의회의장, 김병열 교육장, 안윤한 장학재단 이사장, 최정대 고등교장협의회장, 이복귀 중등교장협의회장, 서정배 초등교장협의회장, 김의경 교육발전협의회장, 차현정 학부모연합회장, 박인태 법조인연합회장, 강정식 세무회계사연합회장, 정순덕 여성단체협의회장, 김지원 효암학원장학회장 등 20여명의 교육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뤄졌다. 

 “균등지원 후 학업향상에 따라 선정하자”
 “대학진학률, 수능점수 등 절대평가해야”


우선 양산교육선진화위원회가 선정한 집중투자 고교 2곳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올해 4월 박희태 국회의원 주관으로 출범된 양산교육선진화위원회는 4차례 협의회를 거쳐 명문고교 육성을 위해 양산지역 고교 10곳 가운데 양산고와 효암고 2곳을 집중투자 우수고교로 선정한 바 있다.

이상복 과장은 “효암고는 기숙형 자율고로, 양산고는 자율형 공립고라는 전제로 두 학교를 선정했지만 올해 양산고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선정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모든 고교에 2억원 이내 균등지원으로 학업능률향상 기회를 부여해 1년간의 성과를 검토 분석한 뒤 우수고교를 다시금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태 회장은 “학업능률향상 성과에 대해 평가는 결국 학력미달학생이 많은 학교가 성과가 높을 수밖에 없는 맹점이 있다”며 “따라서 학력향상 정도라는 상대평가가 아닌 수능점수 혹은 대학진학률 등 절대평가를 통해 학력우수 학교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병열 교육장은 “양산은 현재 비평준화지역이기 때문에 그같은 절대평가는 1년이라는 기간 없이도 지금 당장 선정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나오는 수치”라며 “명문고 육성은 학력향상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줘야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균등하게 줘야한다 고 말했다.

“다시 나눠주기식 배분으로 돌아가면 안돼”
­“탈락 고교 반발 당연, 행정의 결단력 필요”


하지만 고교 10곳 균등지원은 또다시 나눠주기식 배분에 그쳐 명문고 육성을 위한 집중투자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윤한 이사장은 “효암ㆍ양산고는 교육토론회와 교선위 난상토론 등 수차례에 걸친 협의 끝에 양산지역 한 곳, 웅상지역 한 곳이라는 지역적 분배와 공립 한 곳, 사립 한 곳이라는 학교유형별 분배까지 고려해 선정한 것”이라며 “양산고가 내년을 목표로 자율형 공립고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결정을 백지화시키고 균등지원 한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으로 명문고를 육성하자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김종대 의장 역시 “비단 자율형 학교라는 기준에 벗어났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양산지역 고교 10곳 가운데 2곳을 선정하게 되면 탈락 학교의 반발과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교육관계자들이 토론회와 간담회를 가져 중지를 모은 의견을 추진할 수 있는 행정의 결단이 필요한데, 균등지원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결단력 부족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지원 회장은 “명문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장과 교직원들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숙형 자율고와 자율형 공립고는 이같은 학교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신청 자체를 할 수 없는 사안으로 명문고 육성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두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 지원금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균등지원과 집중투자 절충으로 차등지원”
­ 교육이 강한 양산 만들자는 원칙만 확인


이에 대해 나동연 시장은 “결국 토론회의 목적은 양산지역 고교의 학력향상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므로, ‘균등지원’과 ‘집중투자’의 절충안으로 ‘고교 차등지원’도 검토해야 한다”며 “집중투자 고교에는 지원금을 좀 더 많이 지급하고 나머지 학교에는 사업별로 차등지원해 명문고교도 육성하고 전반적인 학력향상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 시장은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막고 교육이 강한 양산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명문고교를 육성해야 한다는 결론은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정책방향이나 지원방안은 좀 더 신중하고 공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에 오늘 의견을 바탕으로 주무부서와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떠한 방향의 결론이든 10월 중 판단을 내려 의원협의회 검토과정을 거쳐 내년 교육사업에 반드시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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