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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글로벌사회문화-인도]인도 바이어가 약속시간에 늦을 때 기다려야 하나

양산시민신문 기자 349호 입력 2010/10/05 09:37 수정 2010.10.05 09:37



 
↑↑ 이운용
영산대학교
인도비즈니스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인도에 출장 갔을 때 인도 기업인이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무시하고 다른 약속이나 볼일을 보아야 한다. 인도인은 자기에게 중요한 비즈니스 상대라면 약속을 안 지키는 일은 절대 없다.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한 두 시간의 약속을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달려온다. 혹 시간이 늦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 비서나 직원 또는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자기에게 별로 중요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약속을 해 놓고도 거의 지키지 않는다. 특히 그 비즈니스를 방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자기가 약속을 선점해 놓고 나서 이를 질질 끌어 다른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이 인도에 출장하여 상담약속을 하는 일과 관련하여 흔히 접하는 시례를 들어보자. 필자가 우리 중소기업 사장과 함께 당한 일이다. 어제 잠깐 만난 인도 바이어가 내일 아침 9시나 9시 반 사이에 호텔로비에서 다시 만나자고 요청한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9시에 준비를 다하고 로비에서 대기한다. 그러나 인도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는 9시에서 9시 반 사이라고 하였으니 좀 기다려 보자고 생각한다. 9시 40분쯤 우리는 바이어에게 전화하여 확인해 보면 대개 비서가 전화를 받고서는 방금 전 호텔로 출발하였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10시 반에도 나타나지 않아 우리측이 화가 나있을 때쯤 호텔 프론트에서 우리를 찾는 전화가 바이어한테서 온다. 말 잘하는 인도인은 온갖 너스레를 떨면서 11시 10분 정도까지 도착 할 것이며 자기가 점심을 사겠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우리는 화가 나기는 하지만 많은 출장비를 써가면서 인도까지 왔으니 무언가 상담은 해 보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한없이 이를 기다린다. 인도 바이어는 결국 12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고 전화로 일이 바빠서 도저히 호텔로 올 수 없으니 차를 보낼 테니까 자기 사무실로 올 수 없겠느냐고 물어 온다. 이쯤 되면 이미 점심시간이라 다른 약속을 만들 상황도 안 되어 인도인이 하자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좀 더 나쁜 경우는 이쯤에서 연락을 아주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까운 인도 기업인에게 이러한 행동을 왜 하는지 알아본 적이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도 카스트 사회의 속성의 하나로 보아도 된다고 한다. 우월한 입장에서 상대를 애가 타도록 기다리게 한 후에 조금만 베풀어 주면 상대는 이를 매우 고마워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할 때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하여 이런 수법을 쓰기도 하는데 인도인들의 상대를 다루는 전통적인 테크닉의 하나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설명한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테크닉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 특히 해외영업을 위해 인도에 출장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이런 경우를 많이 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처음 인도측 요청에 의해 인도에 출장하는 경우는 칙사 대접을 받는다는 것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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