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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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양산문인협회 회원 데코스톤 대표 | ||
ⓒ 양산시민신문 |
담벼락에서 졸고 있는 날
폐지더미 하나 비틀거리며
언덕을 오른다
쿨럭이는 기침이 한 걸음 앞서가고
식은 밥 한 덩이가
힘겹게 매달려있는 수레는
들피진 육신을 서럽게 밀고 있다
들숨은 너무 큰 바람이 되어
발 앞에 떨어지고
내딛는 흔들림마다 구덩이 패어져도
어린 소녀 급식비 낼 수 있다고
눈을 감으며 신음을 삼킨다
비틀거리는 바퀴나 떠밀려가는 삶이나
실려가는 폐지만도 못한 것
밀고 가는 수레가 각다분하다
- 폐지 모으는 할머니의 검은 손에는 그래도 빛나는 별이 잡혀 있다. 수호천사의 날개가 화안하게 빛난다. 지친 손등의 혈관을 흐르는 것은 죽음에의 공포와 체험이 아닌 다음 세대에 건네줄 희망의 별빛이다. 선명한 약속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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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시인 ▶ 1984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서정시인. 시집으로는 <홀로서기>, <점등인의 별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