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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석 1965년 원동면 생 1933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서울특별시 마케팅담당관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현) 북경대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현) 중국전매대 객좌교수(현) | ||
ⓒ 양산시민신문 |
미국의 남부에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이런 흐름에서 소외된 지역이었다. 이곳은 1950년대만 해도 경제력에서 50개주 중 49위에 불과했다. 이런 흐름을 역전시킨 것이 바로 RTP라는 산업단지의 탄생이다. RTP는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esearch Triangle Park)를 줄인 말로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더램, 랄리, 채플힐 3개 도시의 가운데에 있는 첨단산업단지이다. 이들 3개 도시의 전체인구는 약 80만명이다.
첨단산업 유치 성공으로 급성장
필자가 더램의 듀크대학에서 유학하던 2002년 이곳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미국에서 경제활동하기 좋은 곳 3위에 꼽힐 정도로 역동적인 도시로 변모해 있었다. 최하위권이었던 곳이 미국 최고의 경제활동 지역으로 탈바꿈한 비결은 무엇일까?
1950년대까지 이곳은 담배와 목화재배를 하던 전형적인 농촌이었고 경제발전에 대한 희망이 없는 곳이었다. 이러한 정체상태가 깨진 것은 지역사회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52년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하워드 오덤 교수는 첨단산업단지 설립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곳의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이 보유한 인력과 연구자원을 활용하여 첨단기업을 유치하자는 것이었다. 주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430만평의 황무지를 매입하고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RTP단지 설립 초기에는 가능성 없는 일을 벌인다고 주변 도시들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실제로 60년대 초반까지 별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지역정부는 파격적으로 기업에 공간을 제공하고 연구개발비 지원, 세제감면 혜택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1965년 세계적 정보통신 기업인 IBM과 미국 국립환경보건연구소를 입주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들의 입주는 연쇄효과를 일으키며 시스코, 모토롤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잇따라 RTP단지에 입주했다. 지금 RTP단지에는 18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기업들이 투입하는 연간 연구비는 약 3조5천억 원이며, 총 5만5천명에게 연간 약 3조8천억 원이 지급되고 있다. RTP단지를 기반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경제력은 최하위권인 49위에서 10위권으로 성장했다.
지정학적 위치나 경제의 흐름으로 보면 이 지역은 발전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함께 지혜를 짜내고 도전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과 지역정부가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것과 대학을 매개체로 첨단기업을 유치하고자 했던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질적 성장 전기 필요한 양산
RTP지역의 성공은 우리 양산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양산은 경부축의 발전과 부산 등 주변지역 인구와 기업의 이전에 따라 성장해 온 측면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추세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지금 우리 양산은 양적 성장으로부터 질적 성장으로 차원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을 육성하여 정체상태를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기존의 산업도 다시 상승흐름을 타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의학, 치의학, 한의학 등 대학단지와 대학병원이 입주한 부산대 양산캠퍼스는 양산발전에 희망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호재이다. RTP지역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대학의 인력과 지적자산을 활용하여 양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산캠퍼스와 연계된 첨단산학단지와 실버산학단지가 기존의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며 이곳에 의약산업,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고부가가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는 대학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이 단지가 성공하면 양산지역 전체적으로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이 연쇄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양산에 소재한 기존의 기업과 대학들도 함께 상승효과를 내면서 발전할 수 있다.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례는 많다. 양산은 고부가가치의 성장도시로 나아가느냐 부산의 위성도시로 남느냐 전환점에 서있다. 기회를 잘 살리면 성장과 희망의 날개를 달 수 있다. 양산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하여 양산~부산~울산 삼산의 선도도시로 우뚝 서는 그 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