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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영산대학교 일어학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1980년대 오일쇼크 이전까지 말레이시아는 천연고무와 주석과 같은 자원을 주요 수출상품으로 하고 있었다. 자원 수출 의존에 의한 국가 경제 취약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제조업 주도의 산업구조로 변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의 산업구조를 벤치마킹했던 점은 널리 알려지고 있다. 자유무역지대를 설정하고 다국적 기업을 적극 유치하여 제조업을 부흥시키면서 말레이시아는 전세계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한편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전기전자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하게 된 배경이다.
1967년에 마쓰시다(松下) 라디오TV공장을 건설하는 등 말레이시아는 일찍부터 일본 기업을 비롯하여 다국적 기업의 진출을 허용했다. 1995년에 외국인 직접 투자(FDI) 면에서 세계 Top10을 이룩했으며 2004년에는 다국적 기업에 의한 제조업 생산이 국내총생산의 3할을 차지하고 총 수출의 8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반도체, AV기기, 컴퓨터와 같은 전기전자산업 상품이 수출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그 중에도 반도체의 조립과 검사에 있어서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었고 인텔, 모토롤라, NEC 등 세계적인 전기전자 기업들을 끌어들였다.
오늘날 쿠알라룸푸르 전자상품 매장에서는 한국의 삼성과 LG는 물론, 일본의 Sony와 Panasonic, 여기에 중국계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과 통신기기가 많이 팔리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끼리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국과 일본에 비하면 절반 정도도 저렴한 가격이다. 이것은 말레이시아의 전기전자 부문의 발전상황을 상징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NNA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말라카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일본계 기업 KOA DENKO(興亞電工)는 쇄도하는 주문에 생산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974년에 일본계 기업 제1호로 말라카에 진출하여 저항기(resistor)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을 시작한 KOA DENKO는 지난 2년간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경기가 회복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링깃 화폐의 환율 상승과 노동자 임금 상승이 경기 회복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