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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우리들만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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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리들만의 축제

송호정 기자 sh5427@ysnews.co.kr 351호 입력 2010/10/19 09:34 수정 2010.10.19 09:34



 
ⓒ 양산시민신문 
  “양산에서 ‘삽량문화축전’ 열리는데 구경 안 올래?” 지난해 신종플루의 여파로 열리지 않았던 탓에 처음으로 삽량문화축전을 취재하게 되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부산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축제소식을 알렸다. 나의 권유에 돌아온 ‘그게 뭐하는 축제냐’라는 물음에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번에 야심차게 불꽃쇼와 레이저쇼를 준비했대” “불꽃이야 광안리 불꽃축제가 최고 아니냐” “아. 올해 처음으로 양산천 산책로를 따라 소망등도 전시하는데 그게 아주 장관이라고” “나 얼마 전에 진주남강유등축제 다녀왔어 임마” “에… 그러니까… 또…” 장장 30분가량 입에 침이 마르도록 축전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혼맞이 굿, 양산시립합창단의 공연, 인기가수들의 무대로 꾸며지는 개막식을 비롯해 천연비누만들기, 도자기만들기, 연날리기, 과학체험 등 70여개 체험부스와 축전기간 동안 진행하는 전국비보이대회와 양산의 전통공연, 양산시민들의 끼를 발산하는 다양한 무대까지…. 그러나 친구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이야기는 없었는지 이내 다른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다.

실제로 축전이 진행되던 3일간 축전현장을 찾은 나마저도 뭔가 심심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특색 없는 전시ㆍ체험부스의 나열은 삽량문화축전이 아니라 평생학습축제를 하던 4월로 돌아간 기분마저 들게 했다.
종합운동장 뒤로 난 새 길을 차량통행을 막아 ‘문화거리’로 조성했다지만 특별히 ‘문화거리’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저 양산천 둔치에 있는 부스 몇 개를 위로 옮겨놓은 게 전부일 뿐.

시민참여무대에서 벌어지는 공연도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무대로 일관했고 지역의 문화유산인 가야진용신제와 웅상농청장원놀이도 매년 다를 바 없는 행사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 다만 박제상 뮤지컬 공연은 내용과 규모면에서 잘 만들어져 관객을 모았고, 양산만의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엿보였다.

3일을 보낸 뒤 생각되는 것은 기획자의 과욕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주제의식이 상실된 느낌이었다. 박제상이 주제라면 처음부터 박제상 생가터에서 제를 지내고 행렬을 출발시켜 시민의 관심을 모은 뒤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타지 사람들에게 양산의 민속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제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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