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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의 미래, 그대들 어깨에 달렸다..
교육

우리의 미래, 그대들 어깨에 달렸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51호 입력 2010/10/19 09:52 수정 2010.10.19 09:52
박소연(경남외고)ㆍ조아라(보광고)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여민지 선수 등 경남지역­ 5명 가운데 2명이 양산지역 학생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11일 ‘2010년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를 선정ㆍ발표했는데, 양산지역 학생 2명이 명단에 올랐다.

U-17 여자축구 월드컵 우승주역인 여민지 선수와 지소연 선수, 탈북자로 연세대 간호학과에 입학해 봉사활동을 하는 조수아 학생,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학교를 지어주려고 설계하다가 숨진 이용준 씨 등과 함께 박소연(경남외고3)ㆍ조아라(보광고2) 학생이 대한민국 인재상에 이름이 올라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광을 얻었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시상하던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2008년에는 피겨퀸 김연아 선수가, 지난해에는 골프천재 신지애 선수 등이 받았다. 선발대상은 전인적 소양과 성장잠재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이며, 재능ㆍ능력(창의성, 리더십, 고난극복 등), 활동ㆍ성과(수상실적, 성적 등), 성장 가능성(사회 기여도, 발전 가능성 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올해는 고교생 60명과 대학생 40명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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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이도 꿈 이룰 수 있어요”

가정해체ㆍ가난 극복… 독학으로 특목고 진학

 
↑↑ 박소연 경남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 양산시민신문 
  가정 해체와 가난의 위기를 극복하고 독학으로 외국어고에 진학하며 사회봉사까지 한 10대 소녀가 2010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경남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박소연 학생.

“처음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어릴 때부터 특출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학업 성적이 대단히 우수하지도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내가 대한민국 인재상이라니…”

소연이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기초생활대상자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학업에 대한 열의는 놓을 수 없었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사교육 없이 당당히 경남외고에 합격했다. 꼴찌에 가까운 성적으로 경남외고에 진학했지만 꾸준히 노력한 끝에 2학년부터는 상위 10%에 포함돼 교내 장학생으로 선발될 정도로 ‘공부벌레’가 됐다.

“중학교 때 기초생활대상자로 급식비를 지원받는다는 소문이 친구들에게 알려져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누군가 그랬죠.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고. 꿈을 꿨고, 그 꿈을 위해 공부했고, 지금도 더 큰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시간을 쪼개 꾸준히 실천해 온 봉사활동 역시 남다르다. 1학년 때는 주말마다 동네 앞산 청결활동을, 2학년 때는 양산시 아동 멘토링을, 지금은 글짓기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외국 결연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함께 앞산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으면 등산객들이 ‘어린 학생도 이렇게 하는데 이제 부끄러워서 쓰레기 못 버리겠다’는 말을 하곤 했어요.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사람을 움직일 수도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때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게 됐어요”

또 꿈을 위해 틴매일경제 기자활동과 라디오 남북친구 대북방송을 제작ㆍ송출키도 했으며, 본지에서 주최한 양산언론교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언론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외국어능력인증시험, 한국사능력인증시험, 국어능력인증시험, 국제수학능력 인증서까지 획득하는 열정을 보였다. 소연이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꿈을 포기할 법도 한데 학생과 언론인, 자원봉사자란 1인 3역을 톡톡히 수행해 낸 것이다.

소연이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에서 여러 가지 현상을 생생하게 담아내 한국을 넘어 세계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송을 제작하는 것이 최종 꿈이다.

“나 자신이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어요. ‘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목고에 갈 수 있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 인재상도 수상할 수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기회가 많은 희망의 땅이다’라는 것을 가난의 아픔으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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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열정, 그것으로 충분해요”

최연소로 독주회 개최한 양산이 낳은 음악신동

 
↑↑ 조아라 보광고등학교 2학년
ⓒ 양산시민신문 
  ‘최초 00’, ‘최연소 00’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음악신동 조아라 학생이 또 큰 일을 냈다. 양산은 물론 부산ㆍ경남지역 최초로 문화예술부문에서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것.

“처음에는 ‘김연아ㆍ박태환ㆍ여민지 선수 같은 국민적 영웅과도 다름없는 사람들이 받는 대한민국 인재상에 내가 도전해도 되나?’라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으로 과감히 도전했어요”

6살 피아노라는 악기를 처음 접하면서 음악가의 꿈을 키워 온 아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면서 음악은 아라에게 재미와 꿈, 목표와 희망 그 자체였다고.

하지만 IMF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아라는 큰 고민에 쌓였다.

“내 꿈을 위해 예술고에 진학하느냐, 아니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일반고로 진학해야 하느냐 너무 고민됐어요. 하지만 오히려 일반고 진학이 제 음악항로에 터닝포인트가 됐죠. 보광고 첫 음악특기생 입학이라는 수식어가 저를 더 채찍질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아라는 2008년 한국관악협회 인재육성 프로젝트 1호에 선정돼 만14세의 나이로 우리나라 최연소 클라리넷 독주회를 개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2004년 양산청소년오케스트라 최연소 수석, 양산윈드오케스트라 최연소 단원, 엄정행 음악연구소 음악영재 최초 장학생,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 예능특기 최초 장학생 등 ‘최초’,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아라의 남다른 재능을 여실히 증명해줬다.

그 외에도 부산음교전국콩쿠르, 전국학생클라리넷콩쿠르, 경남중등학생종합학예대회 등 각종 대회 수상만 30개가 넘고, 한국음악협회 양산지부 주관 찾아가는 문화활동과 봉사활동 등을 포함한 공연만 60회가 넘을 정도로 대단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는 2005년 분쟁의 한복판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역사적인 콘서트를 열었어요. 저는 그 속에서 음악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어요. 이것이 지역적ㆍ정서적ㆍ문화적 격차를 느끼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놓을 수 없는 이유이죠”

아라의 목표는 양산시 혹은 양산지역교육청 소속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경제적ㆍ환경적 여건 때문에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예비 음악인을 위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한 음악 불모지라 불리는 고향 양산에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음악사관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것이 최종 꿈이다.

“내 인생노트에는 항상 지우개가 있어요. 음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답안지를 만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틀린 답은 지우고 제대로 된 답을 찾아 다시 쓰고 있어요. 비록 100점 만점의 정답은 아니지만 모범답안으로 인정받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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