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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국궁(國弓), 활시위 당기며 ‘비움의 철학’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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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國弓), 활시위 당기며 ‘비움의 철학’ 배우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0/10/19 09:53 수정 2010.10.19 09:54
20~80대까지 즐기는 전통궁술



정식 궁도장 개설 시급한 과제




ⓒ 양산시민신문
[동호회탐방] 춘추정 양산궁도회

‘쌩’ 하고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이 ‘딱’ 과녁에 부딪힌다. 말없이 사대에서 과녁을 응시하던 궁사의 얼굴에는 그제서야 미소가 번진다. ‘설마 저렇게 멀리까지 활이 날아가서 과녁에 맞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145m를 날아간 화살은 가로 2m 세로 2.66m의 직사각형 과녁에 힘차게 부딪혔다. 바라보기만 해도 속이 후련해지고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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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기자가 찾은 부산대양산캠퍼스 지하철 역 인근에 자리한 궁도장에는 허리에 띠를 두른 궁사들이 늘어서서 숨을 고르며 과녁을 응시하고 있었다.

활쏘기에 매료된 춘추정 양산궁도회 소속 회원들이 이날 정기모임을 통해 건강과 친목을 다진 것이다.
회장격인 우국태 사두는 “활을 한 번 잡으면 평생 놓을 수 없다”며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이 시위를 떠날 때 손끝에 느껴지는 짜릿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산궁도회 회원수도 꾸준히 늘어 지금은 30여명에 이른다. 연령과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20~80대까지 분포돼 있고 직업도 회사원ㆍ주부ㆍ자영업자 등 다양하고 여성궁사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활 앞에서 금세 하나가 된다.

정상오 총무는 “국궁을 가만히 서서 화살을 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흔들림 없이 과녁을 조준하려면 다리 근육이 단단히 받쳐줘야 하며 팔운동에 심폐운동까지 한 순(5발)만 쏴도 등산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전신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국궁은 무엇보다 예의를 중요시한다. 회원간 인격존중은 물론 연장자에 대해서는 깍듯이 대해 준다. 그래서인지 회원들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결속력이 강하다. 요즘은 웰빙, 명상 붐과 맞물려 국궁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초보자도 15~30일가량 교육을 받으면 사대에 올라설 수 있다. 30여년간 화살을 당긴 고수들이 자세와 호흡, 시선처리 등 활쏘기 기본을 상세하게 지도해 준다.
하지만 양산궁도회는 풀어야할 큰 숙제가 있다. 바로 궁도장 문제다.

양산궁도회를 탄생시킨 이형우 명예회장은 “양산궁도회가 창단된지 20년이 지났지만 12년전 춘추원 안에 자리하는 춘추정이 패쇄된 이후 궁도장이 없어 사실상 와해됐었다”며 “그러다 지난 4월 경남도민체전을 계기로 부산대 양산캠퍼스 부지 내 전통궁도장이 설치됐지만 이마저도 임시공간으로, 궁도장 설치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남에 모두 54개의 궁도장이 있지만 양산은 한 곳도 없다. 양산을 제외한 17개 시ㆍ군에 고루 분포돼 있는 것이다. 현재 양산시는 춘추원 공원계획을 추진하며 폐쇄됐던 궁도장을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우국태 사두는 “국궁은 전통이 깊고 심신단련에 효과적인 좋은 운동이지만 일반화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춘추정이 재탄생되면 양산지역에 우수한 전통궁술인 국궁이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양산궁도회가 앞장설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동호회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정상오 총무(011-597-084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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