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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희 양산시청소년지원센터 | ||
ⓒ 양산시민신문 |
그나마 아이가 어릴 땐 부모의 통제가 어느 정도는 먹힌다.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라면 상당히 힘이 들 것이고, 중학생이라면 손쓰기가 참 난감하다.
상담현장에서 살펴보면 게임사용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학업에 문제가 생긴 경우와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단지 게임을 좀 집중해서 재밌게 할 뿐인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학업문제를 먼저 살펴보자. 집중은 학업에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게임을 할 때도 아이들은 게임에 매우 집중한다. 그러나 뇌의 상태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의 전두엽은 상황을 판단하고 집중하게 하고 잠시 머물러 참아 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측두엽은 청각신호, 후두엽은 시각신호를 담당한다. 그런데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선 정작 전두엽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 말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뇌가 죽어있다는 뜻이다. 또한 강렬하고 화려한 게임 속 그래픽은 후두엽에 너무 강한 자극을 주게 되고 게임 속에 나오는 총성과 폭발음, 비명소리, 사람이 죽는 소리 같은 자극적인 소리들은 측두엽도 둔화시킨다.
따라서 이렇게 자극적인 게임을 하고 난 뒤 바로 책상에 앉았다면 10분을 채 버티지 못하는 게 당연한 얘기다. 왜냐하면 책의 그래픽은 밋밋하기 그지없고 글자는 어떤 시각 자극도 주지 못하며 사람의 소리는 자장가가로 들리게 때문이다. 또한 집중을 할 수 있는 뇌상태가 아니니 판단력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다음으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살펴보면 아이들이 게임 속에서 플레이를 할 때 나와 함께 게임을 하는 다른 캐릭터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예상할 수 있다. 요즘 대부분 아이들은 FPS(총싸움)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한 대 쳐도 ‘왜 때려!’라고 말하지 않는다. ‘싸우지 말고 말로 하자’거나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보자’라고도 하지 않는다. 단지 반격을 해서 같이 싸우고 내가 상대방을 죽이거나 상대가 나를 죽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의 캐릭터(상대편)는 이유를 따져 묻고 내 뜻대로 반응하지 않는다. 게임 속 세상에 빠져있는 아이에게 현실세상은 너무나 생소하고 적응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편과 마찰이 생기면 늘 그래왔듯이 주먹이 바로 나가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게 되어, 단순한 싸움이 아닌 사건이 되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에 대해 거침없이 하는 행동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사용 조절 문제로 지원센터를 찾는 아이와 부모에게 어떻게든 친구들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도록 권한다. 여러명이 모여 같이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면 더 좋다. 또한 공부를 먼저 한 후에 게임하기를 요청하지만 그게 힘들다면 게임을 한 후 공부하기 전에 뇌를 좀 쉬게 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함께 찾게 된다.
게임하기 너무나 좋은 환경이 구성되어 있는 IT강국에서 게임을 즐겨하게 되는 아이들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성인이 되어도 그 생각들은 쉽게 바뀌거나 고쳐지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들을 피하거나 막을 수 없다면 평소의 게임사용 습관이 일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진다.
어릴 때부터 건강한 게임사용 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선 부모가 게임사용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민감하게 살펴야 하는 적극적 관심이 꼭 필요하다. 게임중독에 걸린 뇌는 마약중독에 걸린 뇌와 똑 같다는 보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