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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오래된 것에 대한 사유..
오피니언

[초대시] 오래된 것에 대한 사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10/26 10:57 수정 2010.10.26 10:59



 
↑↑ 김민성
시와비평&시조와비평시조 등단
삽량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유효 기간 한참 지난 지갑에 대하여
바꿔요, 바꾸라고 내가 나를 채근하지만
낡아서 따뜻한 것은 함부로 할 수 없다
방 한쪽 손재봉틀 달달달 아픈 소리도
열 번 쯤 읽고 읽어 내용을 외는 헌책도
이제는 같은 색깔의 익숙한 은유이다
지갑의 네 모서리 둥글게 닳았다는 것
뼈 속까지 다 아는 한 몸이 되었다는 것
애증이 우리를 묶어 하나가 되었다는 것
몰래 감춘 일기장 같은 내 불혹의 내력이
지갑의 바닥까지 빼곡하게 살아있다
시간의 문장 함께 쓴 친구처럼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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