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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윤영석의 세계의 도시들③]제조업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문화..
오피니언

[윤영석의 세계의 도시들③]제조업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문화도시로 변모

양산시민신문 기자 353호 입력 2010/11/02 10:28 수정 2010.11.02 10:27




 
↑↑ 윤영석
1965년 원동면 생
1993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서울특별시 마케팅담당관
미국듀크(DUKE)대학 석사취득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현)
북경대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현)
중국전매대 객좌교수(현)
ⓒ 양산시민신문 
도시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우리 양산의 역사를 보아도 통일신라시대에는 지금의 경상남북도에 걸치는 지역을 관할하던 삽량주의 주치(州治, 지금의 도청소재지와 유사)로서 높은 위상을 가졌으나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그 위상이 낮아졌다. 80년대 이후 우리 양산은 동남권의 주요한 산업도시로서 지속적인 성장과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상의 많은 도시들이 긴 역사를 거치며 번영하기도 하고 쇠락하기도 한다. 변화의 과정에서 대응을 잘한 도시는 계속적인 번영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도시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모든 역사는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했던 바 그대로 외부의 도전에 대한 응전의 과정인 것이다.

유럽대륙의 남부에 위치한 스페인의 빌바오(Bilbao)는 외생적인 도전에 대하여 적절한 응전을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는 도시이다. 빌바오는 2003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도시이며, 전 세계의 문화예술 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이다. 지중해 이베리아 반도의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는 인구 35만명 규모의 도시이다. 빌바오의 역사는 서기 13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7~18세기 산업혁명기에는 철강 및 제철,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였으며 20세기 초에는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철강 자원의 고갈로 광산들이 폐쇄되고 70년대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산업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80년대 이후에는 한국의 조선산업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빌바오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실업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극심한 침체기를 맞게 되었다. 번영을 누려왔던 빌바오의 역사에 거대한 도전의 물결이 덮친 것이다. 이러한 도전에 빌바오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민관협력으로 새 발전전략 수립


빌바오는 1991년 빌바오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빌바오 메트로폴리 30’(Bilbao Metropoli-30)이라는 민관협력체를 만들었다. 지방정부, 시민대표, 민간기업, 학계 등이 함께 참여하는 빌바오 메트로폴리는 빌바오의 번영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빌바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구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빌바오 메트로폴리를 중심으로 마련된 새로운 도시발전전략은 기존의 철강, 조선업 등에서 벗어나 정보통신, 금융, 서비스, 소프트웨어 산업 등 첨단산업 위주로 산업구조를 재편한다는 것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로 부상하기 위해 획기적인 문화전시공간 건립, 문화산업 육성, 문화축제 유치 등을 한다는데 중점을 두었다. 빌바오의 도시재생 전략은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 구현되었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이다. 이 미술관은 빌바오의 버려진 항만시설을 복합 문화예술 지구로 재생시킨 것이다. 당시 약 1천200억원의 예산으로 건립된 이 미술관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의 설계로 건축되었으며 현대 건축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유럽의 문화상징이 되고 있다.

1997년 개관 첫해 136만명을 비롯해 3년 동안 350만명의 관람객이 전세계에서 몰리면서 초기투자액의 7배가 넘는 수익과 4천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효과를 낳으면서 지역경제의 성장과 고용에 큰 효과를 낳았다. 제조업 중심도시를 첨단기술산업과 문화중심도시로 탈바꿈시킨 빌바오의 성공사례는 우리 양산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양산은 70년대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른 지역경제 성장을 일구어 왔다. 그러나 양산의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근래에 양산 경제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성장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중국 등 브릭스(BRICs)국가의 추격에도 양산의 제조업이 굳건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산 관광산업 여건 밝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빌바오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 양산의 산업을 중국 등 브릭스 국가와의 경쟁에서도 끄떡없이 고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첨단기술산업 위주로 고도화해야 하며, 특히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양산이 지속적으로 도시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번영할 수 있다.
문화관광산업의 성장은 양산지역 경제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음식·숙박업, 소매업, 운수업, 서비스업 등의 동반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통도사, 내원사, 천성산 등 양산이 갖고 있는 역사자원 및 훌륭한 자원경관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산대학병원의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며, 새로 개통된 KTX 노선을 중심으로 경주~양산~부산을 연계하는 관광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양산의 관광산업 성장에 획기적인 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 양산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척해야 한다.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와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우리 양산이 자손대대로 잘사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양산의 모든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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