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말처럼 실패한 혁명의 맛에 동의한다.
타오르는 청춘의 맛도 껴다오.
우리의 체온을 넘을 때까지
우리는 혁명을 혁명으로 첨잔하며
통트는 골목길을 후비며
절망과 청춘을 토해내지 않았던가.
거세된 욕망을 찾던 저, 개봐라.
우리는 욕망에 욕망을 나누며
뜨거운 입김으로 서로를 핥지 않았던가.
삶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더라도
집으로 가는 길을 명징하게 찾을 수 있다.
혁명과 소주는
고통스러운 희열을 주는,
잔인하게 천진한 동화와 같다.
기억하고 싶지 않을 오욕(汚辱)
죄 없는 망명자처럼 물고 떠돈다.
누군가의 말처럼 다시는 도전하지 말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소주의 불문율이란
투명하고 서사적인 체험기이므로
뒤란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사랑처럼.
윤진화 시인
200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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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시인 한국문인협회양산지부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자기 안의 웅크리고 있던 비애가 표출되는 것. 그것이 때론 욕망이어도 추하지 않겠지요. 적어도 살아가야할 길은 잃지 않으니까요. 혼자 취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술에 취하다보면 그것도 ‘천진’함으로 전환 됩니다. 그래서 이 시는 소주 예찬이라기보다, 청춘에 대한 비망록에 가깝구나, 느껴집니다.
그러니 우린 어디에 이 첫사랑이 깃들었을까요? 처음처럼 화이트, 시원, 참이슬, 좋은데이, 좋다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