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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찬 양산향토사연구회장 | ||
ⓒ 양산시민신문 |
여기에서 힌트를 얻은 각 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그런 길을 만들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거나 실제 체험한 곳도 여러군데 있다. 특히 문경세재의 옛길을 복원하여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우리 시에도 그런 옛길이 많이 있지만 도시의 개발로 인해 복원이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복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황산역과 그 주변 잔도인 낙동강변 옛길이다. 황산역은 물금읍 서부리 690번지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신라 소지왕 9년(487) 우역제가 시작된 때부터 수해로 훼손된 1857년까지 1천4백년 동안 주변 경상남북도 산하 16개 역(속참)을 관할하는 국가통치의 중요한 조직 역할을 해온 곳이다.
조선 중조때의 기록을 보면 속참으로 유산역은 서쪽으로 20리에 있고 위천역은 북쪽으로 40리, 무흘역은 서쪽으로 80리 밀양땅에 있고, 금동역은 서쪽으로 90리 밀양땅에 있으며, 용가역은 서쪽으로 110리, 수안역은 서쪽으로 130리로 각각 밀양땅에 있으며 덕산역은 남쪽으로 50리로 김해땅에 있고, 소산역은 남쪽으로 50리, 휴산역은 남쪽으로 70리, 아월역은 동쪽으로 50리, 간곡역은 동쪽으로 80리, 굴화역은 동쪽으로 70리로 울산땅에 있다고 했다.
덕천역은 북쪽으로 40리로 언양땅에 있고, 잉포역은 북쪽으로 60리, 노곡역은 북쪽으로 90리로 경주땅에 있다고 되어 있다. 여기의 최고 관직은 찰방(察訪)으로 문관 종 6품 통훈대부였으며 소속 정원이 8천895명, 말 136필로 그 규모가 대단했고, 관청사로서는 동헌(東軒), 내동헌(內東軒), 장적고, 창고, 작청, 형리청, 관노청, 사령청 등과 함께 누정(樓亭)으로 일아정(日 亭)이 있었다.
이 곳에서부터 낙동강 쪽으로 나가면 옛 물금인데 경부선 철길을 건너면 김해시 상동면을 연결하는 옛 나룻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낙동강을 끼고 계속 올라가면 삼랑진과의 경계인 작원관에 이른다. 이 길이 바로 영남대로의 일부분이다. 필자는 이 길과 황산역을 복원할 것을 제언한다. 이 곳을 복원하면 조선시대 역(驛)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교육의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역의 모습이 없다.
당시에는 역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멸시하는 시기가 있었다. 봉건시대의 산물로 인격을 차별화 한 때가 있었기에 오늘날 그 흔적이 모두 없어진 것이 아닐까?
옛날의 황산역을 복원하여 그 당시의 역원, 역졸들의 근무형태를 고증을 거쳐 전시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현재의 물금리 서부마을은 낙후되어 새로운 개발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새로운 개발이 되기 전에 옛 황산역의 복원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옛길은 아직 살아있어 찾으면 될 것이다. 서부나룻터에서 원동지경까지의 길은 우선 화제 토교까지만 계획을 잡아 시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 곳에서 화제 토교까지는 약 2.5㎞ 거리로 경치가 빼어나 멋진 산책길이 될 수 있다. 이 길은 옛날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많은 흔적을 남겨 놓은 곳이기도 하다.
선비들이 즐겨 놀던 경파대가 있고 고운 최치원선생이 유상하면서 유명한 시를 남긴 임경대(고운대)가 있고 철광을 생산하던 광구가 있고, 토교의 석교비가 있어 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있다. 근세에 와서 이 길은 화제사람들이 물금에 나들이 할 때 다니던 유일한 길이었고. 부산시 상수도 취수장이 있기 전 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이 있었다. 지금은 길이 훼손되어 약간의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 길을 다시 정비해 목책으로 산책로, 탐방로 하듯이 복원하면 멋진 길이 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볼거리와 먹거리만으로 관광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시대는 지나갔다. 웰빙과 환경적 요소가 관광의 테마로 등장한 것이다.
양산이 지속적으로 도시경쟁력을 높여 나가려면 문화와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최근 KTX의 경부선 전 구간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든 이 때 우리가 가진 자연과 환경을 최대한 살리고 찾아내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거기에는 영남알프스로 대표되는 천혜의 산악환경과 통도사, 내원사 등 불교문화의 진수가 있다. 거기에다 환경과 건강생활의 이중효과를 노리는 ‘제주 올레길’과 같은 ‘낙동강 따라 걷는 길’ 조성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의 옛 선비들이 임경대에 서서 내려다 본 낙동강의 낙조(落照)는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