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초대시]보리*
오피니언

[초대시]보리*

양산시민신문 기자 354호 입력 2010/11/09 10:09 수정 2011.12.26 09:29




 
↑↑ 성명남
삽량문학회 편집장
<이팝 시> 동인
ⓒ 양산시민신문 
장승 깎는 거친 손이
나무껍질을 벗겨내고
나무결을 따라 흘러간다
손끝에 만져지는
나무의 몸은 벌써 뜨겁다
나무는 제 몸 깊숙이
둥근 길을 숨겨놓아
심장으로 향하던 끌은
종종 길을 잃곤 했다
길을 잃을 때마다 목수의 손이
나무의 혈점을 일일이 짚어 깨웠다
꼬박 하루가 지나갔다
심장 가까이 마지막 혈을 짚었을 때
번쩍 툭 불거진 눈 떴다
울퉁불퉁한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가만히 장승의 심장에 손을 대 보았다
두근두근 뛰고 있다 살아있다
입가에 웃음 환하다


*번뇌를 끊고 얻은 깨달음의 경지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