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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선인들의 발자취 따라 그 역사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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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의 발자취 따라 그 역사에 함께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355호 입력 2010/11/16 11:29 수정 2010.11.16 11:28
양산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전남 강진 답사 동행기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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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양산도서관 앞은 이른 아침이지만 졸린 기색 없이 신이 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조선일보·국립중앙도서관·교보문고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에서 후원하는 ‘길 위의 인문학’ 답사를 양산도서관에서 맡게 된 것으로 탐방의 주제는 ‘다산초당 정약용을 찾아서’로 정해졌다.

‘길 위의 인문학도’ 46명은 유서 깊은 역사의 땅 전라남도 강진을 찾아 김영랑생가~백련사~다산초당 생가~다산 정약용 박물관~하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답사했다.


일제하 서정시인 영랑 생가


교과서에 수록된 ‘모란이 피기까지’로 잘 알려진 시인 김영랑이 서울로 옮겨가기 전까지 살던 집은 읍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향리에서 시작에 전념한 영랑은 주옥같은 서정시 80여편을 남겼다.

생가는 1948년 영랑이 서울로 떠난 뒤 몇 차례 다른 사람에게 팔렸으나 1985년 강진군에서 매입해 고증을 거쳐 1993년 복원했다고 한다. 영랑의 시비가 곳곳에 세워져있었으며 탐방단들은 저마다 김영랑 시인의 마음이 되어 시를 읊으며 그때의 심정을 느꼈다. ‘오메 단풍 들겠네’ 시를 제일 좋아한다는 김미란 (45, 중부동) 씨는 “시 배경이 되는 곳에 직접 와 보니 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느낌이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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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전통 동백 숲 백련사


다음에 찾은 곳은 백련사였다. “고려시대 불교개혁운동인 백련결사의 진원지였던 사찰 백련사는 3무 5경이 유명한 사찰로 3경은 산문이 없고 석탑이 없는 사찰이며 입장료가 없는 것을 뜻한다. 5경은 천연기념물 151호로 지정된 동백숲과 만경루에서 바라보는 절경, 대웅보전이라고 적힌 현판, 석축, 해월루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라고 한다. 안종희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탐방단들은 한글자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이어 백련사에서 20분 정도 걸어야 만날 수 있는 다산초당으로 향했다.


백성 헤아리는 다산의 숨결
 
 다산초당은 1957년 다산유적보존회에서 ‘기와 초당’으로 복원한 것으로 비록 다산의 옛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다산이 차를 달이던 초당 앞의 편편한 반석, 초당 옆 연못, 집 뒤의 샘과 뒤편 바위에 새긴 ‘정석(丁石)’은 그대로 남아 다산의 정갈했던 유배생활의 단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산초당은 신유사옥으로 강진에 유배된 정약용이 1808년부터 10년간 머무르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저술을 집대성한 곳으로 ‘목민심서’도 이 곳에서 완성되었다.

최영남 (42, 물금읍) 씨는 “전에도 강진을 와봤지만 전과 달리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탐방하여 단순한 여행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아들과 함께여서 더욱 좋은 시간이었고 역사와 문학과 함께 한 시간이라 좋다”고 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길 위의 인문학 탐방단들은 강진에서 각각의 추억과 깨달음을 얻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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