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지고
잔치도 볼장도
다 보고 사람들
이미 꽤 오래 전에
끼리끼리 다들
흩어져간 뒤
젖고 마른 각종
쓰레기들만 함부로
시린 발에 걸리는
어둑한 이 빈터에
윙윙거리는 바람은
더욱 차가운 때에
어찌하여 나는
소중한 그 무엇들을 다
잃은 사람처럼 끝끝내
한사코 서성이는가
무엇을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
마치 세상 먼
바깥쪽 영원한 캄캄한
허공을 홀로 떠돌면서도
기어이 세상 속으로 굳이
다시 돌아오려는 쓸쓸한
유성처럼 운석처럼……
장영수 시인
1973년, <<문학과지성>>에 시 <동해> 등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메이비》(문학과지성사, 1977), 《시간(時間)은 이미 더 높은 곳에서》(문학과지성사, 1983), 《나비같은, 아니 아니, 빛같은》(문학과지성사, 198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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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시인 한국문인협회양산지부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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