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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 한줄의 노트]세상 먼 바깥쪽에서..
오피니언

[시 한줄의 노트]세상 먼 바깥쪽에서

양산시민신문 기자 356호 입력 2010/11/23 09:26 수정 2010.11.23 09:26




해는 지고 
잔치도 볼장도 
다 보고 사람들 
이미 꽤 오래 전에 
끼리끼리 다들 
흩어져간 뒤


젖고 마른 각종 
쓰레기들만 함부로 
시린 발에 걸리는 
어둑한 이 빈터에 
윙윙거리는 바람은 
더욱 차가운 때에


어찌하여 나는 
소중한 그 무엇들을 다 
잃은 사람처럼 끝끝내 
한사코 서성이는가 
무엇을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


마치 세상 먼 
바깥쪽 영원한 캄캄한 
허공을 홀로 떠돌면서도 
기어이 세상 속으로 굳이 
다시 돌아오려는 쓸쓸한 
유성처럼 운석처럼……



장영수 시인

1973년, <<문학과지성>>에 시 <동해> 등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메이비》(문학과지성사, 1977), 《시간(時間)은 이미 더 높은 곳에서》(문학과지성사, 1983), 《나비같은, 아니 아니, 빛같은》(문학과지성사, 198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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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시인
한국문인협회양산지부 회원
ⓒ 양산시민신문 
이 시는 어쩐지 ‘소외’의 느낌을 들게 합니다. 소외가 활동 자체의 그것에게 속하지 않고 외적(外的)으로나 강제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 내적(內的)의 상황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게 아닐까요? 어차피 우리네 삶이 진창이라 해도 서로 어우러지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베를린천사의 시’처럼 천사마저 기웃거리는 세상에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 쓰레기더미 쌓인 공터를 지나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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