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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장애인 생활시설 ‘무궁애학원’은 빵을 만들던 장애인 작업재활시설을 어엿한 생산사업장으로 변신시켰다.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 ‘무궁애’의 이름을 따 ‘MGA베이커리’라는 사업장명으로 빵 생산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MGA베이커리가 만드는 빵은 일명 ‘건강한 쌀빵’이다. 100% 우리 쌀에다 방부제ㆍ색소도 일체 넣지 않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흑미팥빵, 카레피자빵, 오트밀쿠키, 초코머핀에다 케익까지 20여가지가 넘는 쌀 빵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 30년 경력 기능장 초빙
100% 쌀로 빵을 만드는 기술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쌀 빵은 반죽의 특성상 모양이 잘 유지되지 않고 식감과 상품성이 밀가루 빵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 입맛에는 조금은 낯설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이스연구소 소장이자 30년 경력의 제과기능장 황용만 기능장을 초청해 제품 개발에 전력투구했다. 특히 황 기능장은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제빵 손 시연을 했을 정도로 이미 소문난 실력자다.
황 기능장은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쌀빵은 밀가루에 쌀가루를 섞어 만든 것으로 100% 쌀 빵이 아니었다”며 “빵 가공에 필수적인 밀의 ‘글루텐’을 대신하는 효소를 개발, 쌀가루 반죽의 물성을 좋게 하는 기술을 접목시켜 수분보유능력이 좋으며 노화가 천천히 되고 빵 맛이 우수한 100% 쌀 빵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빵이라도 맛이 없다면 상품성은 떨어진다. 혹시 쌀가루로 만들어 백설기처럼 푸석한 맛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밀가루 빵보다 부드럽고 단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 맛과 건강 한번에 챙겨
하지만 무엇보다 쌀빵의 가장 큰 매력은 건강이다. 쌀빵을 먹고 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속이 편하다’는 것. 밀가루빵은 글루텐 특유의 성분 때문에 민감성 알레르기 환자, 특히 아토피 환자들에게 좋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쌀빵은 뛰어난 소화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들의 식사대용으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값이 비싼 쌀을 재료로 써서 타산이 맞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장사가 뭔지 모르는 미친 짓’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물론 MGA베이커리에게는 ‘이윤 창출’도 절실한 문제다.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영섭 부원장은 “원가 절감을 위해 밀가루를 섞어 사용하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꿋꿋이 물리쳤다”며 “‘건강한 쌀빵’을 만든다는 자부심과 사명감, 그리고 MGA베이커리를 믿고 구입하는 고객들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윤창출과 사회기여 함께
MGA베이커리 근로자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취약계층이다. 사회적기업의 취지가 취약계층에게 장기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창출수익으로 공익사업을 펼쳐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MGA베이커리의 장기적 목적은 ‘장애인 고용 창출’이다.
박민원 원장은 “장애인이 만든 상품은 그냥 사주거나, 뒤도 안돌아 보고 외면하는 딱 두 부류가 있다”며 “그래서 내린 결론이 제품의 품질을 먼저 인정받고 체계적인 생산라인이 갖추어졌을 때 장애인을 고용해 사회적기업으로서의 궁극적 역할을 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 이윤 창출과 사회적 목적 즉 ‘고용과 복지’ 간에 조화를 이뤄내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GA베이커리 주문처 및 문의는 무궁애학원 하늘담은집(www.mga.or.kr, 388-2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