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걷기가 대유행이다. 1박 2일에 소개된 지리산 둘레길 부터 제주도 올레길 등 전국 곳곳이 ‘걷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양산에서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 경남도가 선정한 ‘걷고 싶은 길’ 25개 중 하나인 양산 통도사 암자 순례 길은 걷는 재미뿐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암자를 찾는 재미가 더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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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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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한솔길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드리워진 완만한 길이라 가볍게 걸을 수 있다. 길 따라 나있는 계곡을 보며 걷다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20분가량 걸으면 통도사 제2주차장과 함께 왼쪽에는 통도사 석당간과 오른쪽에는 부도원이 있다. 갈림길에 있는 삼성반월교를 건너 본격적으로 암자 순례길을 걷는다. 통도사 길은 잘 닦여져 있어 걷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걸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암자 보타암과 취운암이 나온다.
들꽃과 장독으로 유명한 서운암
취운암을 지나 잠시 오르막을 걷다보면 갈래길이 나온다. 들꽃축제와 된장으로 잘 알려진 서운암은 야생화 단지 등 풍경이 좋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북쪽으로 향하면 장군약수로 유명한 옥련암과 백련암, 사명암이 있는 오솔길로 이어진다. 구불구불 고목으로 뒤덮인 곡선 길은 여름에도 그늘이 깊어 더위를 잊을 수 있고 가을이면 단풍과 낙엽이 운치를 더해준다.
백련암 가는 길은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상쾌한 기분이다. 층층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광명전이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내려가는 길 왼쪽을 보면 벼락 맞은 나무 안내판이 눈에 띈다. 170여년 된 전나무로 1996년 7월 26일 오후 2시에 벼락을 맞아 밑동만 남아 있다. 내려가는 길은 계속되는 내리막이라 걷기에도 편하지만 우거진 소나무 숲으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수도암과 안양암 팻말을 뒤로하고 광활하게 펼쳐진 농경지 사이로 난 길을 한참 따라 걸으면 포전교라는 조그만 다리가 나온다. 암자순례길 후반부라 할 수 있는 영축산 아래 오솔길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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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화 명장인 동원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명암은 숲과 암자와 못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금개구리 보러 자장암에
삼거리에 위치한 작은 운동장 앞에는 항상 인근 마을 아낙네들이 두세명 자리를 잡고 앉아 산나물을 팔고 있다. 더덕이며, 고사리, 도토리묵 등을 내놓은 아낙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왼쪽길로 가면 서축암을 지나 자장암으로 갈 수 있다. 제법 좁아진 길은 반석처럼 평평한 바위지대를 지나 가파른 산의 중턱을 깎아 만든 자장암으로 이어진다.
자장암까지는 오르막이 다소 힘들기는 하지만 댓가를 충분히 해주는 곳이다. 자장암 본채 뒤쪽 바위벽에는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이 있는데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금와보살이라고 알려진 금개구리는 TV에서도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만나면 성불(成佛)한다는 전설 속의 금개구리, 직접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자.
쉬엄쉬엄 내려와 극락암으로 발길을 옮기자. 지금까지는 대부분 평지였지만 여기서부터 오르막길이 나와 마음 준비를 단단히 먹고 가길 바란다. 걷기에 힘이 들지만 길 양 옆 쭉쭉 뻗은 소나무 숲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매력적인 구간이다. 40분 정도 걷다보면 입구에 돌다리인 ‘홍교’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경내에는 산정약수가 흐르는데 한 모금 마시면 극락암에 오르느라 흘렸던 땀이 한 번에 식는다.
자연과 넉넉한 불심 안고 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 왼쪽으로 빠지면 비로암이 위치해 있다. 입구에는 정겨운 돌담이 반겨주고,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정겹다. 암자 서북쪽 500여m 지점에는 통도팔경 가운데 하나인 비로폭포가 있다. 다시 돌아 내려가서 또 한 번 왼쪽으로 빠지면 마지막 코스인 반야암이 있다.
통도사 암자 순례길은 어느 구간을 선택해도 통도사가 주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불심이 가득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 대신 통도사 8경과 암자들의 특징을 미리 알고 가는 것도 잊지 말자.
tip. 통도 8경
1경 무풍(舞風) 한솔길
2경 취운모종(翠雲暮鍾_취운암의 저녁 종소리)
3경 안양동대(安養東臺_일출시 안양암에서 큰절 쪽으로 보이는 경관)
4경 자장동천(慈藏洞天_자장암 계곡의 소(沼)가 달빛을 받아 연출하는 광경)
5경 극락영지(極樂影池_영축산의 수려한 풍경이 담기는 극락암 영지)
6경 비로폭포(毘盧瀑布_비로암 서쪽 30m 거리에 있는 폭포)
7경 백운명고(白雲鳴鼓_백운암 북소리)
8경 단성낙조(丹城落照_단조산성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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