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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렬 영산대학교 부동산ㆍ금융학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즉,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과 청약열기 등의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옮아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청약 결과 일반분양 1~3순위와 무순위 청약에서 2.4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부산 발 훈풍’의 물결효과(riffle effect) 때문일까?
마린시티 등 해운대로 대변되는 국지적인 시장의 가격 상승은 예외적이었지만 하향 안정세라는 추세는 현재까지도 부산지역의 가격 특성을 설명하기에 유효하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왜, 부산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과 청약 열기가 이슈화되는 것일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부산 발 훈풍’으로 일컬어지는 부산지역의 가격상승의 배경은 이렇다. 아파트 가격이 꼭지를 향하던 2005년을 전후한 시점에 서울 및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조치로 ‘8.31대책’ 등이 발표되면서 건설사들은 주 사업장을 서울과 수도권을 피해 부산 등 지방으로 이전한다. 사업장만이 바뀐 것이 아니다. 이때 야기된 고분양가와 중대형 평형의 공급 결과는 소비감소로 이어지면서 미분양 물량의 적체라는 문제를 잉태한다.
분양가는 높은 상황에서 중대형 평형이 공급되니 수요자들의 수요는 급감했고 2007~2008년의 금융위기와 최근의 유럽 발 재정위기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추세는 현재까지 연장되었다. 이것은 결국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내재적으로 커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던 차에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해운대라는 지역에 평균 수준의 분양가격으로 중소형 평형이 공급된 것이다. 몇 년 동안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 출시되자 당연히 사람들은 주목했고 그 결과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나타났다. 즉, 바닥이라는 인식론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세가 상승은 매매가격의 상승 모멘텀을 자극시켰고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 출시되자 청약경쟁률에 불이 붙은 격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상품이 만든 ‘히트 엔드 런(Hit & Run)’ 상황인 셈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1월 26일 전국 평균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08% 수준이나 부산은 0.16%로 서울, 대구의 0.05%의 두 배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격 역시 전주 대비 전국 평균 0.03% 상승했으나 부산은 0.14%로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이런 가격 변동에 주목하는 것은 최근의 금리 인상과 연평도사태 및 국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최근의 전세가 상승과 중소형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이 자칫 소비자들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용어 가운데 ‘탈동조화(decoupling)’라는 용어가 있다. 사전적으로는 ‘동조화(coupling)의 반대 개념으로 한 나라 또는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경제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서울ㆍ 수도권시장과 지방시장이 같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물론 완전히 독자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소비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들이 두텁게 존재하는 한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얘기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와 양극화가 진행된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시장 상황 전개와 관련해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서울과 부산을 사이에 두고 나타나고 있는 가격 상승률에 기초한 최근의 ‘북저남고’ 현상은 탈동조화의 초기 모습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상황과는 다르다. 서울ㆍ수도권과 지방이 다르고 지방 내에서도 각기 다른 시장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것이 독자적인 특성을 보이는 탈동조화는 지방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