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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서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양산에서도 향토서점을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지고 있다. 북부동 구도심에서 20년 이상 세종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장병천(54) 대표는 최근 오프라인 중소 서점의 쇠퇴를 몸소 느끼면서도 향토서점으로서의 의무감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산 내 서점은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20여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10개도 채 남아 있지 않다. 그 중 대다수의 서점들은 문방구를 겸업하고 있거나 참고서 또는 학습서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서적을 구비하고 있는 서점은 세종서관이 유일하다. 그렇다고 세종서관의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터넷 서점이 활성화되면서 모든 분야에 있어서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영향을 받은 지역의 향토서점들이 무너지면서 부산 등지에서 지역서점 살리기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지역서점의 역사와 함께해온 시민들의 애정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동보서적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향수를 자아내게 하는 공간이었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시민에게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양산의 경우 향수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서점은 드물다.
장병천 대표도 이를 인정하며 부산의 동보서적이나 문우당처럼 지역 주민과 문화적 교류를 제대로 해 오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여건이 맞지 않을 뿐이지 항상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현재 독서모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점의 위기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펴낸 <2010 한국서점편람>을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서점 수는 2천846개로 2007년에 비해 401개가 줄었을 정도로 지역서점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서점에서 만난 김민희(38, 남부동) 씨는 “양산에 살면서 자녀와 함께 책을 고르러 서점에 종종 들르지만 서점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자녀의 학교에서 ‘책 읽어주는 밤’과 같은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학부모들의 관심이 모였던 것을 언급하며 “서점을 중심으로 한 문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지역 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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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관 장병천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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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Q. 언제 처음 문을 열었나.
A. 1990년에 경남은행 로터리에서 처음 문을 연 이후 21년 째 운영하고 있다.
Q.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교동에 분점을 냈다.
A. 조금이나마 판매량을 늘려보기 위해 교동에 분점을 냈다. 학생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침 7시에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 앞에 분점을 내어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Q. 지역의 서점으로 역할해 나갈 계획은?
A. 2~3년 전부터 고객 마일리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독서모임을 활성화해 장소를 제공하고 문화교류를 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양산시민이나 지자체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지자체와 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했으면 좋겠다. 양산초등학교에서 서점나들이 프로그램을 우리 서점에서 진행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의 눈으로 책을 고르고 학교 도서관에서 읽는 식이었다. 아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