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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아름다운 내 고장, 새로운 10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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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아름다운 내 고장, 새로운 10년을 기대하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1/01/04 10:04 수정 2011.01.04 10:05




 
↑↑ 박미경
영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나는 아침마다 회야강 주변 산책로를 걷는다. 한쪽에는 산이 다른 한쪽에는 강이 흐르는데, 두 번 정도 걷고는 사랑에 빠져 버려서 피곤하거나 바빠도 자꾸 그곳에 가고 싶다.

아침에 얼른 아이 등교시키고는 그곳에 가는데, 나의 자랑에 나중에는 친구들도 같이 걷게 되었다. 거기에는 다람쥐도 있고, 오리와 두루미 종류들과 작은 새들도 있다. 작은 새들은 새침데기같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하게 나무 사이로 번쩍번쩍 뛰어다닌다. 두루미들은 물에서 고고히 멋진 척하며 서 있다가 사진을 찍으려면 날아가면서 안타깝게 하고, 작은 집 뒤에 있는 나무 꼭대기에 여러 마리가 앉아서 찍고 싶으면 망원렌즈를 가져와서 찍으란다. 그 새들이 물에 내려앉으면서 날개를 접을 때는 또 얼마나 조심스럽고 멋스러운지 모른다. 몇 단계로 날개를 척척 접으며 끝까지 우아함을 잊지 않는다.

또 오리는 얼마나 귀여운지. 머리가 파랗게 윤기나는 것들이 섞여 있으면, 청둥오리인가 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이들이 철새인지 텃새인지도 모른다. 처음 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어린 새끼들이 있고, 마치 수다를 떨듯 바위 위에서 앉아서 있는 새들도 있다. 어떤 곳은 오리들이 목욕하는 장소인데, 얼마나 꼼꼼히 목욕을 하는지,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쪽 날개를 씻고, 다른 쪽 날개를 씻는데 물속에서 퍼덕이며 물장구를 치고 위로 올라서서 공중에서 퍼덕이고, 입으로 등도 쓸어주고, 머리를 물 속에 넣어서 흔들었다가, 엉덩이를 물 속에 넣어 흔들고 하면서 5분 이상을 목욕하고 땅으로 올라와서 몸의 물을 털기도 하고 입으로 짜내기도 하면서 말리고 다듬는데,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물 속에는 중태기들이 많이 있어 공장의 아저씨들이 된장 넣은 망태로 잡기도 했다. 산의 색이 바뀌고, 나뭇가지들을 긁어모아서 나무에 걸쳐 놓은 모습 등.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휴대폰으로 찍은 이 풍경들을 방학이라서 집에 온 아이가 페이스 북에 ‘아름다운 내 고장 양산’이라는 제목으로 올리니 멀리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곳


강변뿐이겠는가. 사람들도 아름답다. 매주 모여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하여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며 철 따라 필요한 것을 공급하기를 십수 년 해오는 나누는 모임의 회원들도 있고, 졸업하는 제자를 위하여 한 명 한 명 편지를 써주고, 졸업장을 나누어 주면서 안아 주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어느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선거의 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 싫다고 당선된 후에 가입한 어느 신입 시의원도 있다. 자신이 가진 것으로 또는 자신을 조금 희생하면서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은 아름답다. 그 외에도 내가 알든지 모르든지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성경에는 평화의 나라가 오면 사막에 샘이 솟아나고, 무서운 짐승들이 어린아이에게 끌리며 같이 뛰놀고 해가 되는 것도 없고 상한 것도 없다고 하였다. 우리 지역도 그와 같이 진리와 공의,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곳이 되기를 바란다.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아 배고픈 자도 없고 마음이 상한 자도 없기를 바란다.

가정들은 회복되고 가장들이 위로를 받고 가장의 역할을 잘하여서 깨어진 가정들이 없기를 바란다. 비교하여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그대로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 실천되는 곳이기를 바란다.
한 번 한 약속은 지켜지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도움을 준 사람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도움을 받은 사람은 감사할 줄 알고 자기도 남을 도우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편리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자기 편이면 모든 것이 용납되는 패거리 문화가 아니고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 이 지역의 공립학교가 더 이상 초임 교원이나 직급이 올라가는 교원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기 전에 잠깐 있다가 가도 되는 곳이 아니기를 바란다.

사촌이 논을 사도 배 아프지 않은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하였고 “보지 못하는 것의 증거”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은 보지 못하지만 이런 날이 올 것을 바라보고 기대한다.


시작은 늘 가슴 두근거리는 것


옛것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새로운 10년’이라고 내가 쓴 것을 본 아들이 2011년이 아니고 2010년이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별 새로운 다짐 없이 보낸 1월과는 달리 2010년 12월에는 앞으로의 나와 내 가정의 새로운 10년의 비전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2011년 1월이 나에게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시점이지, 몇 년도에 새로운 10년이 시작하는지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기대하며 결단하고 다짐하는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시작이고, 지난 것에 대하여 용서하고 잊고 하여 매듭짓는 것이 바로 마무리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새해는 시작되었다. 옛날은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보내며 어떤 기대를 가질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시작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림과 기대가 있으므로. 내가 필요한 곳은 어디이고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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