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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석 1965년 원동면 생 1993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미국듀크(DUKE)대학 석사취득 서울특별시 마케팅담당관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현) 북경대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현) 중국전매대 객좌교수(현) | ||
ⓒ 양산시민신문 |
우리나라와 중국은 역사적으로 숙명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향후 5년 내에 미국, 일본, 유럽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규모로 우리나라의 무역상대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기회이기도 하지만 큰 위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여 전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2011년은 중국의 질적변화 원년
1978년 등소평의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양적 성장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2011년 시작되는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가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첨단장비, 환경보호, 정보통신 등 7대 전략산업을 선정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제부터는 고도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첨단산업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경제선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국가전략 변화에 따라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 첨단기술산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북경의 중관촌(中關村)이다. 중국의 수도인 북경의 서북부 해정구(海淀區)에 있는 중관촌의 면적은 355 평방킬로미터로 양산시보다 조금 작다. 주변에는 북경대, 청화대, 인민대, 북경이공대 등 대학들이 있다. 중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지역인 것이다.
중국경제 첨단화를 선도하는 중관촌
중관촌의 특징은 대학, 연구소, 벤처기업이 중심이 되는 연구개발 주도형 첨단산업단지이다. 여기에 이곳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1세대 벤처기업과 세계적인 기업이 함께 협력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중관촌을 중심으로 북경시내에 여덟 곳의 첨단산업단지를 만들어 함께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창업하여 성공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 중 중국 1위의 컴퓨터 제조기업인 렌샹은 4만5천명의 직원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 중관촌에는 중국 토종업체 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인텔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관촌에서는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북경대, 청화대 등은 주식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큰 규모의 학교기업을 설립하여 각각 1만명이 넘게 고용하고 있다. 대학에서 연구 개발되는 각종 기술을 상품화하는 기업으로서 이들 대학의 학생들도 학교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연구개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학의 기능은 지식전달 중심에서 ‘교육과 연구 및 첨단기술 개발 중심’으로 이동했다.
20년 전까지 만하더라도 이곳은 서울의 용산전자상가처럼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가 단지에 불과했다. 그러던 곳이 오늘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산업단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곳에 모여 있는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을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활용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와 북경시가 함께 노력해 온 결과이다.
현재 중관촌에는 1만6천개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이 있으며 매년 천개 이상의 새로운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1978년 설립된 우리나라의 대표적 연구개발특구인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전체 기업수가 1천여개라는 것을 감안할 때 중관촌 첨단산업단지의 규모와 확장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중관촌으로 상징되는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해 가장 경계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경쟁환경의 차원이 바뀌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은 미국, 일본, 유럽과의 경쟁에서 저임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기술 및 품질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 우위를 활용해서 수출확대와 경제성장을 이루어왔다.
중국경제 첨단화 대비한 미래전략 필요
그러나 중국이 본격적인 첨단산업화를 실현하면 우리 중소제조업은 물론 전자, 자동차, 조선 등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분야도 중국 기업들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 즉 우리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이 우리의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조선 등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추월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질이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내놓아 우리나라의 수출상품 경쟁력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10여 년간 세계 1위의 위상을 자랑했던 조선업이 2009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자동차생산량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지 오래이다. 전자, 정보통신산업 분야에서도 기술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산업분야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여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85%를 점유하는 해외무역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첨단산업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국가적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하며 특히 젊은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신지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산업의 기술고도화를 위해서는 중관촌의 사례처럼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소와 벤처기업이 모여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내는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같은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실제로 2011년 중 대구·경산과 광주에 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될 계획이다. 우리 양산도 이와 같은 특구로 지정될 수 있는 기반을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2020년까지 향후 10년이 매우 중요하며 중국이 엄청난 자본력과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우리를 추월하게 되면 이를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시급히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지역정부들도 중앙정부의 조치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양산의 성장동력 고갈 현상 심각
양산도 중국 등 후발경제국들의 급성장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양산은 그동안 고무, 플라스틱, 섬유, 화학, 금속가공,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양산의 기존 제조업이 미래에도 경쟁력 우위를 지키면서 양산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양산의 지역경제에서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사업체수 및 근로자수 추이를 보면 2005년 2천414개소(4만2천245명), 2006년 2천591개소(4만2천415명), 2007년 2천639개소(4만1천018명), 2008년 2천612개소(4만751명) 등으로 사업체수가 정체현상을 보이고 근로자수는 감소하고 있다. 이것은 양산의 성장동력이 고갈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는 지역경제가 침체될 것임을 보여준다.
양산, 동남권 첨단기술 핵심도시 지향해야
그러면 양산의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결국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첨단 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우리 양산은 첨단산업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바로 기존의 제조업 기업들이 건재하고 있으며 부산대, 영산대, 양산대학 등 관내대학의 첨단기술 연구개발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부산대 양산캠퍼스의 의학, 치의학, 한의학 등은 고부가가치 첨단기업들이 생겨날 수 있는 훌륭한 자양분이다. 향후 약학, 공학, 생명공학대 등도 조속히 유치하여 상승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기업과 대학의 연계를 통한 첨단산업화를 위해서는 지역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주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양산캠퍼스 인근의 첨단산학단지와 실버산학단지도 원래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와 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최근 첨단산학단지 예정부지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의견을 내놓은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전옥답을 놀이터로 만들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첨단산학단지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대학과 협력하여 관련시설을 조성하고 첨단기업 입주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하기 위한 기금조성도 시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창업지원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 양산에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양산 관내의 산업단지에 입주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부산대, 영산대, 양산대학을 중심으로 의약, 바이오, 정보통신, 첨단기계 산업 등의 연구개발 능력을 확충하고 첨단기업 유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은 양산은 물론 관내 대학도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관련 주체들이 함께 협력하여 우리 양산에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