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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녹색도시와 도시개발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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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요살롱]녹색도시와 도시개발 패러다임 변화

양산시민신문 기자 363호 입력 2011/01/11 09:38 수정 2011.01.11 09:38



 
↑↑ 이종식 교수
양산대학 부동산컨설팅과
ⓒ 양산시민신문 
도시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제 분야를 담고 있는 용기이다. 각 분야의 특성을 가늠하여 이들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그 용기의 틀을 만드는 것이 도시의 물적 개발이다.

개발이란 사회체제 내에서 상존해 온 바람직하지 못한 여건의 개선을 뜻한다. 개발에 의해서 개선된 바람직한 여건은 사회적 선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선이나 윤리적 규범은 그 시대의 가치 기준이나 문화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최선을 지향한 개발이 현재의 시각에서는 최악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이것은 시대의 문화나 가치규범이 그렇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낙후된 국민경제의 부흥을 위한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룩했다. 그 과정에서 급격한 도시화가 수반되었다. 이에 그 당시 급속하고 거대한 인구 집중을 수용하는 당해 도시의 양적 개발은 거의 필연이자 최선이였다. 최선을 추구했던 양적개발의 결과가 오늘날은 환경파괴의 원인이자 막개발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개발행위를 현재의 잣대로서 평가하여 반사회적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곤란하다. 과거 최선의 추구가 현재의 시점에서 최악으로 평가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환경에 대한 가치기준인 문화의 변화이므로 현 세대가 이 변화를 수용하고 선도할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과 함께 인류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마다 개념 인식의 시차는 있지만 개발과 보전에 관한 가치판단 기준의 변화는 일반적 현상이다. 선진국일수록 개발속의 보전을 구현해 왔다. 즉, 환경보전과 지속 가능한 개발방법에 대한 숙고의 과정을 선진국들은 앞서 밟아 왔다. 그 후 1990년대 초 리우환경회의에서 논의 된 ESSD(Environment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의 개념을 착근시키게 된 것이다.

ESSD의 개념이 범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이후, 개발과 보전은 배타적이 아니며 보류나 방치가 보전을 담보할 목표로서의 녹색도시에 내재된 가치명제를 정당화 할 사상적 기반의 마련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 파괴의 주역이지만 생태계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인식이 증대되었다. 나아가 개발과 보전은 양립될 수 있는, 상호의존적 또는 동반자적 관계로서 파악되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ESSD개념의 정착은 기존 도시개발의 문제점과 취약성을 극복하고 21세기 도시개발의 새로운 방향과 기저를 제공하게 되었다.
도시개발 패러다임이란 도시개발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시대의 지배적 이론이나 사고ㆍ관념ㆍ가치관 등을 포용하는 형식적 틀이다.

패러다임 변화의 요지는 양보다는 질의 추구, 당면과제 해결보다는 구조적 변화, 생산기반 중심에서 생활기반 중심으로 그리고 지속 불가능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등이다.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창되어온 사례는 친환경도시를 비롯한 U-ECO City,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자원 및 에너지 절약적 도시 그리고 이들 모두를 포괄하는 녹색도시를 들 수 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환경도시나 녹색도시는 도시개발의 새로운 상위 목표이다. 이것은 소수 선각자나 전문학자만의 관심보다 비전문학자를 포함한 다수가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한 기초과제는 서 그 구조와 안정을 유지하며 조화를 창출해야 할 주체이기도 하다 이 기대를 가능케 하는 것이 동양의 자연관이다. 동양사상에 의하면 인간은 흙을 밟지 않고 초목과 상린할 수 없다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 같은 자연관을 일찍 통찰했고 인간과 자연의 일체화나 합일을 생활화했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라는 문명의 복합체가 생태계와 쉽게 양립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도시는 문명이 자연과 경합하여 자연을 제압한 과정상의 산물이다. 모순되게도 도시개발에 의해 사라진 자연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 또한 도시이다. 도시가 자연을 요청하는 까닭은 도시의 주체인 인간이 자연의 한 요소로서 자연을 떠나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 파괴의 선구자로서 도시를 먼저 개발해 왔던 서구사회가 이것을 우리보다 빨리 인식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녹색(생태)도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녹색도시가 정착되기 위한 조건은 인간-자연 합일이 사회적 가치로서 우선적으로 착근되어야 하고 그 후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위한 방법론이 모색되어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협약ㆍ에너지 절약운동 그리고 탄소저감 방안 등이 주요 이슈다.

우리나라도 국가차원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종합계획수립과 함께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녹색도시는 생태도시를 근간으로 토지 및 에너지이용ㆍ건축물과 자연이용의 효율성과 형평성 그리고 지속성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생태 및 녹색도시의 조성은 기존 사회ㆍ경제구조를 바꾸어야 하는 도시개발 패러다임의 일대전환이다.

다수의 개인과 국가 최고통치권자까지 경제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현실에서  녹색도시의 실현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 제일주의의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녹색도시야말로 장래 도시 경쟁력의 기본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양산시 차원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녹색도시의 창출을 위한 인식 전환과 함께 녹색도시에 대한마스터 플랜과 시행지침을 마련하여 시민의 참여를 유도해야만 한다.
양산시에서 행해지는 모든 개발행위들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인간 삶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자연적 자원인 빛ㆍ공기ㆍ물 등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게 진행된다면 양산시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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