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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윤영석의 세계의도시들]'지구에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기획/특집

[윤영석의 세계의도시들]'지구에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양산시민신문 기자 365호 입력 2011/01/25 11:23 수정 2011.01.25 11:23
⑦브라질의 친환경도시 꾸리찌바




 
↑↑ 윤영석
1965년 원동면 생
1993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미국듀크(DUKE)대학 석사취득
서울특별시 마케팅담당관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현)
북경대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현)
중국전매대 객좌교수(현)
ⓒ 양산시민신문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온실가스의 인위적 방출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가 2005년부터 발효되었고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도 친환경도시화를 위한 정책개발과 추진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의 꾸리찌바(Curitiba)는 세계 최고의 친환경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꾸리찌바는 브라질 남동부 파라나주의 주도로서 해발고도 900미터의 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1654년 금광 채굴지로 건설된 뒤 이태리, 독일, 폴란드인이 대규모로 이주해 와서 근대적인 도시로 발전하였다.


↑↑ 하천을 활용한 유수지 공원
ⓒ 양산시민신문


공해에 찌들었던 곳이 친환경 모범도시로


이 도시는 1960년대만 해도 빈곤과 공해에 찌든 전형적인 제3세계 도시였다. 그러나 1970년대 초반 이후 ‘친환경 도시의 모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유엔환경계획(UNEF)의 ‘우수환경상’을 수상했고 ‘지구에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시사주간지 ‘타임’), ‘가장 혁신적인 도시’(LA타임즈)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꾸리찌바가 친환경 꿈의 도시로 탈바꿈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실천하는 시민들의 자발성과 이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만들어낸 성과이다.

꾸리찌바의 도약은 1971년 자이메 레르네르가 시장에 취임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실험을 통해 도시를 변모시켰다. 버스중심의 저렴하고 편리한 교통체계, 보행자천국인 ‘꽃의 거리’, 자전거 이용활성화, 빈 공간만 있으면 나무를 심는 ‘숲의 도시’ 정책, 효과적인 쓰레기 처리와 재활용 등 다른 도시들이 지혜의 보물창고로 활용할 만한 여러 모범적 정책을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    

↑↑ 꾸리찌바의 대표적 랜드마크의 하나인 아라메 오페라하우스는 자연친화적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시가 폐광지역을 저가로 매입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 양산시민신문
 
↑↑ 도시 공공디자인 측면에서도 탁월한 원통형 버스정류장 대기소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를 말해준다
ⓒ 양산시민신문


버스중심의 도로체계로 대중교통 활성화


꾸리찌바가 친환경도시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시정부의 예산이 매우 열악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꾸리찌바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인구증가로 심각한 교통난을 겪게 되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도심지하철 건설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레르네르 시장은 시정부의 재정상황으로는 지하철을 건설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하고 대안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지하철 건설보다는 지상 대중교통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도입된 것이 버스중심의 교통체계이다. 꾸리찌바 시정부는 우선 도시계획연구소(IPPUC)의 토지이용계획을 기초로 주요간선도로 축을 따라 새로운 도로체계를 수립하였다.

이 새로운 도로체계는 주요간선도로의 중앙을 버스전용차선으로 사용하고 버스전용차로의 양옆에는 일반 자동차 차선으로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또 버스전용차선이 설치된 주요간선도로로부터 한 구역 떨어진 도로는 일방통행로로 설정하여 하나는 도심으로 들어오는 일방통행로로 다른 하나는 교외로 나가는 일방통행로로 활용하고 있다.

소위 ‘3중 구조 도로체계’로 도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채택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꾸리찌바의 버스전용차로 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많은 도시의 관계자들이 꾸리찌바를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있다.

↑↑ 꾸리찌바의 또다른 친환경정책인 녹색교통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꽃의 거리’는 보행자 전용거리다. 시는 이와 더불어 170km가 넘는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해 통근은 물론 인근 공원과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 양산시민신문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녹색교통정책


꾸리찌바의 또 다른 친환경정책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녹색교통 정책이다. 브라질 최초로 ‘꽃의 거리’라 불리는 보행자 전용거리를 조성하여 도시의 명소로 만들었다. 이와 더불어 170킬로미터가 넘는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하여 통근은 물론 레저를 위해서 모든 공원과 완벽하게 연결하고 있다.

또한 도로변에 6미터의 건축후퇴선을 두게 하고 건폐율을 50퍼센트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빈 공간에 나무를 심어 도시전역에 녹색띠를 조성하고 있다. 꾸리찌바시 전체 도로망의 절반인 1천 킬로미터의 도로에 2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모든 나무는 시에 등록되어 있으며 사유지라 하더라도 허가 없이 나무를 벨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나무관리를 잘하는 가정이나 건물주에게는 세금까지 감면해 준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인구가 3배 정도 증가했음에도 시민 1인당 녹지면적이 0.5㎡에서 55㎡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WHO가 권고하는 기준치 12㎡의 약 4.6배에 달하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도 드문 수준이다. 시내에는 27개의 대형공원, 5백여개의 광장 등 총 650만평의 광활한 면적이 공원으로 탈바꿈했으며 도시 전체의 18%가 나무와 숲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유휴공간을 활용해 공원과 문화시설 조성


꾸리찌바의 생태도시를 향한 열정은 끝이 없다. 꾸리찌바는 하천과 그 주변의 인접지역에 공원을 개발하고 유수지 역할을 하는 호수를 조성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브라질의 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이과수 공원, 바리귀 공원, 사웅 로렌소 공원 등 많은 공원과 식물원, 자연림, 조깅코스 등을 만들었다.

또한 채석장과 폐광 등 유휴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도 꾸리찌바가 현명한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채석장을 활용하여 꾸아르 공원이라 부르는 1만 평방미터의 자연적인 원형극장을 세워 공연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꾸리찌바의 대표적 랜드마크의 하나인 아라메 오페라 극장도 폐광지역을 저가로 매입하여 문화시설로 건설했다. 

재활용품과 식품을 교환해 주는 등 쓰레기 처리에 있어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쓰레기 재활용률도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에어 시스템과 중수도 시스템을 도입하여 세차나 정원용수, 수세식 화장실 용수 등으로 이용하고 빗물을 용이하게 집수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여 활용하고 있다.


양산 원도심 활성화 방안에도 모범사례


꾸리찌바의 친환경 도시정책은 우리 양산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양산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수도권, 경남지역 및 양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61퍼센트가 양산은 훌륭한 자연경관을 가진 도시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양산은 제조업 중심의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공업도시는 오염물질과 공해 등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야 생태도시, 친환경도시로서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라는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 꾸리찌바가 성공적으로 구현해 온 버스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공원조성,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도로운영, 쓰레기 재활용률 제고,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공간 창출 등은 우리 양산의 브랜드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모범사례다.

원도심 지역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꾸리찌바의 ‘꽃의 거리’와 같은 보행자 전용거리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한 정책이다. 원도심의 일정구간을 보행자 전용거리로 지정하여 녹지축을 만들고 문화공간, 쇼핑시설, 거리카페 등을 조성한다면 지역의 명물로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도 시민, 지역정부, 그리고 관련 전문가가 함께 협력하여 전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라는 명성을 얻은 꾸리찌바의 모범사례와 친환경도시를 향한 열정을 우리 양산에도 이식하여 양산이 친환경 생태도시의 대표적 주자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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