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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방훈 양산대학 기업경영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다양한 의견들을 대화와 타협으로 하나의 의견으로 모으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는 민주사회이고, 나와 다른 의견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여 상대방을 힘으로 밀어부쳐 같음을 요구하거나 복종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는 독재사회이고 공산주의사회이다.
가정에서부터 국가경영에까지 발생하는 여러 가지 대립적인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대화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장(家長)의 의사에 따르도록 하는 가부장 중심의 가족제도와 통치자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복종하게 하는 오랜 기간 동안의 군사문화로 진실한 의미의 대화는 부재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대화를 연습하고 훈련할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민주화가 된 현시점에도 국회, 직장, 가정할 것 없이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화 결과에 수긍하고 따르게 하기 위해서 이것만은 꼭 지켰으면 한다.
‘끝내주는 말’은 금물
대화 할 때 ‘끝내주는 말’은 금물이다. 가령 부모자식간 대화 중에 “시끄러, 조용히 내 말 들어”라든지, 부부간 언쟁 중에 “이혼이야”라든지, 상사와 부하간의 업무 중에 “사표 내시오” 등과 같은 ‘끝내주는 말’이 나오면 대화는 중단된다. ‘끝내주는 말’은 보통 감정이 격화된 상태에서 나온다. 이럴 때는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하고 헤아린 후 말을 하거나 ‘휴~’하고 심호흡을 크게 한 후 말을 하든지, 아니면 격한 상태의 그 자리를 30분 이상 피한 후에 다시 돌아와 말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마음의 문 열기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은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다. 문제는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거나 일회성의 부정적인 경험 등을 통해서 우리 마음에 자리 잡게 되는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다. 이것들을 갖고 대화하게 되면 사실과 진실이 왜곡되기 때문에 소통이 불가능하게 되어 대화가 단절되거나 새로운 문제만 유발하게 된다. 모든 것은 변화할 수 있으며 변화는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금 전 상황과 지금 상황은 180도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진실된 대화를 위해서는 항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역지사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 대화 당사자가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대화해야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오해가 없어지고 대화와 타협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쉽게 대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상호간 이해도를 높이는 대화를 위해서는 상대방 밑에 서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감적 경청
경청의 자세로 대화해야 서로 공감할 수 있다. 나의 마음속에 있는 판단이나 충고하고 싶은 생각들을 버리고 귀, 눈, 입, 손, 표정을 모두 동원하여 경청해야 상대와 완전하게 공감할 수 있다. 이른바 ‘123 화법’이 필요하다. ‘1분간 이야기하고, 2분간 들으면서 3번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면 대화로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를 기울여 들어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이라 했듯이 경청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이다. 내 안의 너, 네 안의 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노력을 하면 진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양보와 타협
대화에서 끝까지 자기 위주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면 파국에 이르고 만다. 서로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려면 한발씩 양보하여 타협해야한다. 그러기에 민주사회는 최선책을 추구할 뿐 실제로는 차선책을 채택하게 된다. 기절했을 때 ‘숨 쉬라’고 하지 ‘숨을 들이키라’고 하지 않는다. 사람은 숨을 들이킨 상태에서 종명(終命)한다. 호흡(呼吸)은 항상 내쉬기(呼)가 먼저이다. 내쉬기만 하면 들이쉬는 것(吸)은 저절로 된다. 이처럼 한발 양보하는 것이 생존과 상생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