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나동연 시장 인사(人事)로 말하다..
오피니언

나동연 시장 인사(人事)로 말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366호 입력 2011/02/08 10:08 수정 2011.02.08 10:05



나 시장 첫 대규모 인사
직렬파괴, 능력위주라 하지만
미래지향적 직무수행 통해
결과로 평가받아야 할 것


ⓒ 양산시민신문
  2월 1일자로 단행된 양산시 정기인사의 화두는 단연 ‘직렬 파괴’다.

승진 66명, 전보 263명, 신규임용 10명, 타지 전입 4명 등 모두 343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는 민선 5기 출범 이후 관심을 모았던 나동연 시장의 시정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됐다. 나 시장은 조직개편에 따른 첫 인사에서 능력과 실적에 따른 인재 등용과 소수직렬에 대한 승진 기회 제공에 중점을 두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런 의미에서 5급 사무관 승진자가 특히 눈에 띤다. 행정직 박용우, 환경직 박춘배, 녹지직 오창환, 공업직 신인기, 농촌지도직 이정우 등 다섯 사람은 각각 그 직급에서 장기근속했다. 행정직 한 사람을 제외하면 나머지 네 사람 모두 승진은 물론 쉽사리 이동근무할 자리조차 마땅치 않은 소수직렬이어서 지난 인사에서 늘 소외돼 왔다. 신인기 신임 강서동장은 행정직과 농업직의 전유물이었던 읍ㆍ면ㆍ동장 자리에 공업직으로는 처음 임명되는 기쁨을 누렸다. 4ㆍ5급 관리직의 보직 이동에 대해서도 직렬의 파괴가 눈에 띠었다. 도시건설국장, 상하수도사업소장, 웅상출장소장, 건축과장, 공공시설과장 등 전문직렬에서 호환되던 자리에 복수직렬 제도를 최대한 활용한 인사가 단행되었다. ‘유능하고 능동적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자체 평가는 이를 뒷받침해 준다.

공무원의 임용에 관련한 용어로 ‘직급’과 ‘직렬’이 있다. 직급은 문자 그대로 계급이다. 장·차관 등 정무직을 제외한 일반직은 1급부터 9급으로 나뉜다. 대부분 7급이나 9급 임용시험을 봐서 채용되는데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등 고시로 등용되는 경우 사무관이라 부르는 5급으로 바로 임용된다.

직렬은 전문직종으로 풀이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행정직, 농업직, 토목직, 건축직, 지적직, 환경직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라 생각하면 된다. 들어올 때 치르는 시험의 종류와 채용인원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행정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다. 공무원의 연공서열에 있어 직렬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전의 관선시대 공무원 인사운용은 대체적으로 직렬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였다. 소수직렬은 그만큼 승진이나 전보에서 운용 폭이 좁기 마련이었다. 숫자가 적으니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공무원 정원 운용은 상당히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5급 이상 관리자에 대해서는 직렬을 단순화하고 있다. 토목ㆍ건설ㆍ기계 등 직렬에서는 5급 승진과 함께 시설사무관이라고 동일시한다. 4급으로 승진하면 환경ㆍ보건직과도 연동해서 기술서기관으로 통합 관리된다. 또 관리자에 대한 복수직렬제의 확대 시행으로 시청 과장이나 읍ㆍ면ㆍ동장의 소수직렬 임용이 상당히 유리하게 됐다.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와 관리자 대폭이동으로 요약되는 나 시장의 이번 정기인사는 일단 명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조직 내부에서 일부 장기근속자의 전보가 누락됐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행정직의 역차별 항의가 있지만 침체됐던 조직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효과는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중요하다.

민선 5기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보여주는 시정목표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15년간 지나치게 시장 1인에 대한 집중과 의존도가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시민들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그러나 바르게 가고자 하는 나동연 시장의 시정철학이 편할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 고장은 역사속에 안주하는 지방이 아니라 세계화의 물결속에 역동하는 도시다. 그것은 산업의 융성, 의료관광 허브,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도시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또한 긴급히 풀어야 할 현안도 적지 않다.

산업단지계획의 전면 수정, LH공사와의 대형개발사업 조율을 포함해 원도심 활성화와 ‘퍼스트 웅상’에 걸맞은 대안 제시, 지방행정구역개편에 대한 주도 등 강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시민사회는 시장의 신념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시정의 철학과 확고한 비전을 듣고 싶은 것이다. 청렴한 조직을 만든다거나 시민여론의 수렴 같은 상투적인 수사는 그런 시정 구현을 위한 밑바탕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인사는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는가 하는 결과를 가지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관리직 공무원들이 시장을 필두로 능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직무수행을 통해 시정의 발전을 끌어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