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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구제역 확산… 하루하루가 전쟁]
“몸도 마..
사회

[구제역 확산… 하루하루가 전쟁]
“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67호 입력 2011/02/15 10:48 수정 2011.02.15 10:43
확산 방지 위해 공무원 24시간 비상대기



추위는 잠시 물러갔지만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는 양산시 공무원들에게 추위타령은 사치다. 구제역 차단을 위해 밤낮 정신없이 뛰어온 지 벌써 3개월째다. 얼굴은 겨울인데도 까맣게 그을렸고, 옷은 언제 갈아입었는지 꾀죄죄하다. 눈빛만이 형형하다.

‘더 이상의 확산은 막아라’ 양산시 공무원들이 양산시민들로부터 받은 특명이다.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함에 따라 시는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했다. 한달 후 국가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발령되고, 인근 경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구제역 안전지역이라고 생각했던 양산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해를 넘겨 2011년이 밝아오면서 구제역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전국 곳곳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양산시 역시 구제역 차단에 전 행정력을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16곳 이동통제초소와 공동방제단 등에 공무원 209명이 매일 24시간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시 농정과 가축방역계 김연환 계장은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말도 없는 24시간 철야근무가 지속되고 있다”며 “구제역으로 인한 과로사와 교통사고 등으로 3명이 순직하고 수십 명의 공무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있다는 소식에 동료들의 건강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1월 29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철통 방제라 확신했던 양산이 뚫린 것이다. 돼지 201마리, 염소 50두, 소 1마리 등 152마리를 즉각 살처분했다.  설상가상 설 연휴가 다가왔다. 평소라면 고맙고 마냥 즐거울 수밖에 없는 설 연휴지만, 구제역 방역을 위해 뛰는 공무원들에겐 이번 연휴가 구제역과의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혹독한 시기였다. 성묘객과 귀성객으로 최대 고비를 맞았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상북지역 경계선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시 농정과 박용관 과장은 “설 연휴 동안 농업기술센터 직원 대부분이 성묘나 차례를 지내러 양산을 떠나 고향으로 가지 못했고, 단지 양산에서 차례를 지내는 직원이 잠시 시간에 맞춰 다녀왔을 뿐”이라며 “하지만 설 연휴 끝물인 지난 6일 상북면 돼지사육 농가에서 또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돼 직원들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영상권으로 회복되면서 설 연휴만 잘 넘기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했지만 구제역 재앙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4번의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한 상북면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7508부대 군인들도 힘을 보탰다. 상북면 좌삼리로 진입하는 상삼마을 입구 이동통제초소는 2개 차로를 막은 채 공무원과 군인이 함께 철통 수비를 하고 있다.

이곳 초소에서 비상근무를 서고 있는 공보감사담당관실 최명희 씨는 “1월 내내 계속되던 강추위가 다소 풀려 초소 근무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야간에 일하는 것은 여전이 고된 시간”이라며 “빨리 구제역이 종식돼 동료 공무원들의 지친 어깨는 물론 축산농민들의 이마에 드리워진 구김살이 활짝 펴졌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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