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특집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쎄시봉 콘서트’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 1960년대 말 활동을 시작해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던 가객들이 들려준 노래와 진솔한 이야기가 5,60대 올드팬 뿐만 아니라 젊은이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들은 통기타 1세대다.
매주 목요일 저녁 물급읍 범어리의 한 음악학원 강의실에는 통기타를 든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자연스레 둘러앉은 사람들은 기타줄을 맞춘 뒤 서로 음을 조율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통기타를 사랑하는 모임 ‘양산 통사모’의 회원들.
70년대 청춘들을 사로잡았던 통기타가 다시 새롭게 바람이 불고 있다.
![]() |
ⓒ 양산시민신문 |
통기타의 인간적 매력에 끌려
대학시절 친 기타를 다시 손에 잡은 아줌마 회원, 단순히 멋있어 보여 시작했다는 20대 여성 회원 등 이유도 가지각색인 ‘통사모’는 2005년에 개설돼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카페지기 김좌현 씨는 통기타를 이용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통기타 연습도 하며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결성된 동호회는 학생들에게 통기타를 가르쳐주고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음반을 취입한 가수 출신인 김좌현 씨의 지도하에 매주 목요일 저녁 정기 모임을 가지는 이들은 지난해 가을, 워터파크에서 통기타 공연을 가진 준프로급 실력자들이다.
동호회 사무실이 따로 마련돼 있어 그곳을 연습실로 사용하다 지난달 김좌현 씨가 물금에 음악학원을 개업해 이제는 그곳이 통사모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의 모임에는 한 곡 씩 가르쳐주고 연습을 해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김 씨는 회원들 한사람 한사람마다 직접 코드를 잡아주며 가르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 역시 봄에 있을 공연을 위해 한창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단순한 악보대로 치지 말고 반전을 줘봅시다. 관객들은 바로 노래가 나올 거라 생각하는데 우리는 3초 정도 멈췄다가 가면 관객들이 더 즐거워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시작된 연주는 원곡과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김수민 회원은 대학시절 치다 손 놓은 기타를 20년 만에 다시 잡았다. 김 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니 자신의 젊은 청춘과 함께 한 통기타 생각이 나 더 늙기 전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 시작했다고 한다. 다시 잡은 기타가 친근하기도 하고 새로운 음악에 맞춰 연주하려니 조금 겁이 나기도 하지만 회원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연습하니 예전 실력이 서서히 나타난다고.
“요즘 치는 곡들은 예전에 치던 오리지날 방식과는 달라서 어려워요. 옛날에는 코드만 외워서 음을 내는 정도였는데 요즘은 코드 하나하나에 리듬을 주고 애드리브도 생각해야 되지요. 하지만 그만큼 듣기는 더 좋죠”
통기타를 치는 엄마의 모습에 반해 김 씨의 중학생 아들도 함께 통기타를 배우고 있다. 아무래도 젊은 나이라 배우는 속도가 빨라 벌써 한 곡을 마스터 한 아들.
김 씨는 질투 아닌 질투를 하며 실력을 키워 언젠가는 아들과 함께 나란히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
ⓒ 양산시민신문 |
가수 출신 김좌현 원장의 지도
양산통사모가 활성화되기 까지는 김좌현 원장의 영향이 작지 않았다. 음악적 재능이 남달랐던 김 원장은 대학 졸업 후 통기타 하나만 둘러메고 부산등지를 전전하며 거리공연과 라이브 카페 출연 등으로 음악세계를 넓혀 나갔다.
가수의 꿈을 꾸며 싱글앨범도 출반해 보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늘 통기타를 놓고 싶지 않았던 그는 최근 통기타를 비롯해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학원을 개업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남다른 학생들이 양산에도 많다는 걸 알았어요, 그 재능을 키워줄 음악학원이 따로 없어서 학원을 차렸죠”
학원은 통기타 뿐 아니라 피아노, 드럼, 보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가르친다.
“양산에 있는 학원이라 강사들의 실력들을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실력들을 가진 분들”이라고 자신하는 김 원장의 말을 대변하듯 수강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양산통사모 정영숙 회장은 “김좌현 선생을 통해 회원들의 통기타 연주 실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면서, “통기타는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모니를 내는 통기타의 매력에 빠져들어 보자”고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