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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고] 스승의 ‘스승다움’..
교육

[기고] 스승의 ‘스승다움’

양산시민신문 기자 368호 입력 2011/02/22 09:20 수정 2011.02.22 09:20



 
↑↑ 박정희
양산대학 컴퓨터정보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경기도와 서울시의 학교체벌 전면금지 시행 발표에 이어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의 몸에 직접 손대는 체벌을 금지하고 운동장 돌기, 손들고 있기 등 간접체벌 허용 여부는 단위학교에서 학칙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학교문화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체벌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2011년 하반기부터 교통법규를 2회 이상 위반한 운전자의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는 등 자동차보험제도가 변경된다고 한다.  출퇴근길에 속도위반으로 몇 번 범칙금을 납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속도위반 과태료 납부고지서를 받아들고 부산~양산간 지방도에 유난히 교통단속카메라가 많다고 투덜거렸던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과속단속카메라가 있는 위치가 급 커버나 S코스, 교차로 전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교통단속카메라는 단지 범칙금을 부과하기 위하여 설치된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 주고자 하는 보호 장치였던 것이다. 스승의 제자에 대한 훈육도 학생들의 행동이 한계를 벗어날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교통단속카메라와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과속단속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알면 누구나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한다. 일탈 행위를 했을 때 그때마다 잘못을 지적해 주시는 선생님이 계실 때 우리는 언행을 절제하게 된다. 이러한 12년 공교육 기간 동안의 지속적인 교육으로 말미암아 예절은 비로소 학생들에게 체화된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절제할 줄 알고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인식하며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지원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질 향상 및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하여 교원평가제를 실시하였다. 대학은 훨씬 이전부터 교수강의평가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 교수강의평가제는 교수의 강의 방법 개선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비롯한 많은 순기능이 많은 반면, 인기 위주의 평가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평가 주체들의 성숙한 평가의식이 먼저 요구되어진다. 우려되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하여 교육현장에서조차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학생들에게 쓴 소리를 하는 스승이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것이 학교체벌금지와 맞물려 야기될 수 있는 역기능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기서 학교체벌에 관하여 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스승의 ‘스승다움’에 관하여 생각해 본다. 작년 ‘지하철 막말녀’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노약자석에 앉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뻘 되는 어르신께 반말과 막말을 서슴치 않았던 20대 여성.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낳은 산물이다. 평가에 연연하여 학생들의 일탈행위에도 침묵하며 스승이 스스로 스승의 권위를 포기해 버릴 때 제2, 제3의 ‘지하철 막말녀’가 또다시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곧 3월이 되면 개학을 한다. 꿈과 비전을 안고 새로운 각오로 입학할 신입생들의 ‘Dream Up’을 위하여 자기관리에 소홀한 학생들에게는 훈계의 사진을 찍고 쓴 소리라는 범칙금을 주저 없이 부과하는 선생님. 그러나 가끔은 한 판 시키면 두 판주는 피자를 나누어 먹기도 하는 선생님. 균형을 잃지 않는 ‘스마트’한 스승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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