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아토피, 비염 등의 환경성 질환들은 우리 아이들이 밥 먹듯 걸리고 있는 흔한 질병들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에 둘러싸여 사는 요즘,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환경성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답답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사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황토 집이 새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으로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황토 집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황토 집 짓기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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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우리의 전통 한옥 황토집. 웅상에 위치한 황토연구원 ‘나무와 흙’은 내 손으로 직접 지을 수 있는 황토집짓기 교육을 매년 열고 있다.
올해 12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나무와 흙‘ 문재남 원장은 20년째 황토 건축에 몸담아 온 황토전문가다.
문 원장은 최근 황토 집 짓기에 대한 높은 관심에 대해 “환경성질환 때문에 자녀를 걱정 하는 부모들이 직접 황토집의 장점을 체험하기 위해 많이 찾아 온다”며 “많은 비용이 든다는 편견과 달리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황토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서 황토 집이나 황토방 공사를 하는 것을 보면 나도 황토방을 하나 정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지만 “비싸 보여서”라는 이유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문 원장은 튼튼하고 저렴하게 황토 집을 짓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조언한다.
첫 번째는 자재를 싸게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전문 업체에 일괄구매를 하면 도매값으로 구할 수 있으면서 운송료를 절감할 수 있고, 황토 흙을 많은 양이 필요할 경우 주변 장비회사에 미리 부탁해 놓으면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둘째, 공사를 함께 할 다기능자나 전문기능인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셋째는 계절을 잘 선택해 작업 효율을 높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봄은 3~7월 사이, 가을은 9~11월 사이가 춥거나 덥지 않아 작업 능률을 올리는데 좋은 계절이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 인력 준비나 자재에 관한 모든 문제를 사전에 계획 세워 자재 때문에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자재를 필요 이상으로 구매해 남아도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문 원장은 “흔히 집을 지을 때 비싼 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더 튼튼한 집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튼튼한 집은 좋은 자재의 선택과 집을 짓는 시공자의 기술력에 의해 결정이 된다.
황토 집은 어떻게 지을까
문 원장의 조언과 함께 황토 집 짓기 단계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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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단계 기초파기_ 기초를 위해 수평고르기를 하고 수평을 맞춘 다음 기초파기를 한다. |
ⓒ 양산시민신문 |
먼저 황토집을 짓기 위해서는 집터를 먼저 선정해야 한다. 이후 기초를 위한 수평 고르기를 하고 수평을 맞추고 기초파기를 한다. 다음 기둥, 보, 지붕을 올리고 기초 벽을 세워야 한다. 문 원장은 “기초 벽은 습기차단을 위하여 방바닥 높이까지 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틀을 세울 때는 상하에 양 날개를 최소 30cm 정도 돌출을 시켜야 황토벽돌 조적(벽돌 등을 쌓는 것)할 때 견고하게 고정될 수 있다. 황토 벽돌을 쌓고 나서 내벽과 외벽을 미장해야 한다. 대나무졸대로 알메(흙을 뭉쳐서 올리는 것)를 친 다음 천정 쪽에서 황토를 덧바르고 심벽에 알메치기와 황토벽돌에 자연황토로 미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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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계 벽체내벽 미장하기_ 심벽에 알메치기와 황토벽돌에 자연황토 미장하기. |
ⓒ 양산시민신문 |
외벽 또한 내벽과 마찬가지로 작업을 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 문 원장은 “외벽은 비와 풍화에도 견뎌야 하므로 수축, 들뜸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자재를 잘 선택해야 시공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단계로 방바닥을 미장하고, 메움이 끝나면 접착제(풀)를 충분히 바른 후 약간 되게 배합하여 마감 미장을 하면 된다. 이후 부엌, 굴뚝 만들기, 문 달기, 도배를 끝으로 황토 집이 완성된다.
기초적인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습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황토 집 짓기에 관심이 있거나 짓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나무와 흙’ 황토연구원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겠다.
황토연구원에서는 오는 3월 5일부터 매주 토요일 12주 과정으로 황토 집 짓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통 구들 놓기 과정과 원두막 제작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자세한 교육 문의는 황토연구원(36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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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인터뷰
“황토매력에 빠져 집짓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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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나무와 흙 수료생 중에 실제로 황토 집을 지어 사는 사람이 있다.
박주희(47, 물금읍) 씨는 언젠가는 꼭 우리 전통 가옥을 지어 살겠다는 꿈을 갖고 나무와 흙 황토연구원을 찾았다. 기초적인 이론과 실습, 문재남 원장의 평생 노하우 등의 자문을 구해 지난해 3월 시공에 들어가 11월에 완성했다.
직접 설계하고 전문인들과 함께 공사를 해 2층 황토집이 만든 박 씨는 1층은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층은 가정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내 손으로 설계부터 공사까지 직접 해 더욱 애착이 간다는 박 씨는 황토집에 대해 200% 만족한다고.
박 씨는 “황토 집에 살아보니 흙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낀다”며 “음식물 냄새나 담배 냄새가 집안에 전혀 나지 않고 음식물의 부패 정도 또한 다른 집과 차이가 난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황토로 만든 집에서 음식을 먹으니 느낌이 색다르고 옛날 시절이 생각나 자주 찾는다고 한다.
박 씨는 황토 집을 짓고 싶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자신의 집 방을 리모델링해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황토집을 직접 지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큰 오산이다. 평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재, 인력비를 모두 포함해 대부분의 아파트 실세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게 든다고 한다.
박 씨는 “현재 2층집에 살고 있어 구들과 장작불을 이용하지 못해 아쉽다”며 “노후에는 반드시 전통 황토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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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흙 5기 수료생 박주희 씨가 직접 설계해 만든 2층 황토집 |
ⓒ 양산시민신문 |
박미소 인턴기자 althzzz@ysnews.co.kr
김예린 인턴기자 beaurin@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