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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장 칼럼]교육, 봄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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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학교장 칼럼]교육, 봄날을 기다린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370호 입력 2011/03/08 10:13 수정 2011.03.08 10:09



 
↑↑ 이정호
보광고등학교 교장
ⓒ 양산시민신문 
봄을 알리는 3월은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새롭게 소생하는 희망의 달이다. 교육 현장에도 3월에는 새내기들이 저마다의 설렘과 부푼 꿈을 안고 새로운 배움을 시작한다. 새내기들이 졸업 때까지 함박 웃음으로 친구들과 더불어 배우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 현실은 각박하다. 학생들은 저마다 성적 경쟁의 족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학교는 학생들의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교육, 사교육에 파김치가 된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책상에 가장 많이 앉아있는 생활이 3년 동안 계속되는 것이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오랜 세월 동안 교직에 몸담아 왔지만 아직도 이 물음에 답을 내리기는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교육의 기본적인 목적은 ‘아이들을 사람을 사람답게 길러 남과 더불어 함께 사는 가치를 가르치고 바람직한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토록 한다’는 데 있음을 굳게 믿고 있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런 기본적인 교육 목적의 달성보다는 개인의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의 도구적 가치를 중시하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 입시교육에 치중하게 되고 인성교육과 생활교육에는 소홀해져 공교육의 위기가 초래된 측면이 있다. 학교 교육의 본질적 기능 약화가 전인교육과 공동체의식 교육의 후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얼마 전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교육을 칭찬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한국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을 부러워하고, “한국에서 교사들은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알려져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교육을 칭찬하고 부러워한다고 하니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런데도 한편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제대로 알고 칭찬을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국가 발전을 이끌었고 자녀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학부모들의 지나친 기대와 교육열이 아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학업부담을 안기고 있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존경을 받으며 국가 건설자로 떠받들어지던 것도 과거의 일이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교실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에 불신 풍조가 확산되면서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린다.

우리 교육의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먼저 학교를 살리는 데서 찾아야 한다. 우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부터 하자. 교사는 현실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저만치 앞서가는 학생들을 위해서 자기 발전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학생을 사랑으로 감싸고 학부모는 1등에 대한 욕심을 조금이라도 버리고 학생은 교사를 진심으로 따르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입시위주의 지식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과 적성교육,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에서의 균형잡힌 교육이 지식교육에 피로해진 학생들을 해방시킬 수 있다. 학교가 숨죽이고 입시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직자는 존경받고 학생들은 사랑받으며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즐거운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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