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성혁이는 얼마 전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주 증상은 코 막힘이었다. 콧물이 맑지도 누렇지도 않은 데다 재채기나 기침이 나는 것도 아닌데, 항상 코가 막혀 삑삑 콧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주의까지 산만해지는 상혁이 때문에 엄마는 고민이 많다.
예전에는 환절기 때마다 많은 아이들이 콧물과 코 막힘으로 고생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환절기와 관계없이 콧물이나 코 막힘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대기 중 오염 물질이 증가하고 주거 환경이 변하면서 비염, 알레르기, 아토피와 같은 다양한 생활 질환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말한 생활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못한다면 성장하면서 만성 비염으로 정착돼 평생 고생할 수도 있다.
우리 아이가 코감기를 달고 살거나 코 막힘으로 숨쉬는 것을 힘들어 한다면 우리 아이의 콧속 건강을 챙겨보자.
자문_부산대어린이병원 전문의 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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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막힘이 두통유발
심하면 성장에 영향
코가 막히기 시작하면 짜증이 늘고 잘 먹지 않으며 작은 일에도 피곤해한다. 또한 잠도 잘 이루지 못하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유아들은 이런 증상을 잦은 울음으로 표현하는 게 대다수이다. 그렇다면 이런 증상과 코 막힘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먼저 구멍 부위가 건조해지면서 목에 쉽게 염증이 생긴다. 코가 심하게 막힐 때는 코보다 입으로 숨을 쉴 때가 잦다. 코로 숨을 쉬는 것보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코에서 정화 작용을 받지 못한 공기가 목구멍 부위로 바로 가게 되므로 인두편도선염, 후두염, 기관지염 등이 생긴다.
또 잘 먹지 않는 아이가 되기 쉬우며, 집중력 부족과 학습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 성장기에 있는 아이의 경우 뼈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체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 한다.
일반적으로 뇌는 전체 체중의 2~3% 정도를 차지하나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15~20% 이상을 가져다 사용한다. 이런 뇌는 주로 산소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활동하기 때문에 만약 산소가 부족하면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학습 의욕이 없는 아이가 될 수도 있고, 성장 인자의 배출도 떨어뜨린다.
짜증이 많고 화를 잘 내며 참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혔을 때 코를 심하게 풀면 중이염에 걸릴 수 있고, 소리를 내며 가래를 억지로 뱉어내면 콧속이나 인두부의 점막에 손상을 주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고, 죽염액 또는 생리 식염수 등으로 코와 인두 부위를 청소해 주면 콧물은 사라지게 된다.
# 비염이 심해지면 축농증으로
비염이 심해지면 축농증으로 이어진다. 감기를 앓고 있거나 축농증이 잇는 아이는 “엄마, 머리 아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엄마들은 무시하거나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축농증으로 인해 두통이 찾아올 수도 있다. 축농증에 걸리는 주요 원인은 콧속의 섬모 기능이 저하되어 콧물을 배설하지 못하거나 염증으로 콧속 점막이 부어 배설을 막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농증은 곧바로 뇌막을 자극하여 두통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이들이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것이다. 이때 나타나는 두통의 양상은 눈썹 사이와 이마부위 통증으로 머리가 항상 무겁고 양 눈 사이는 뭔가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있는데, 이는 곧 아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아이의 학습 능력은 평소 몸 건강이 크게 좌우하므로 사소한 증상이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상이 있다면 그때그때 치료해 주어야 한다.
# 콧병을 이기는 생활 습관
비염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반드시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열이면 열 감기 끝에 비염이, 비염 뒤에 축농증이나 중이염으로 발전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 관리가 비염 관리의 시작이다.
우선 평소 찬 음료를 되도록 피한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비염은 폐가 차고 약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더운 여름날 찬 음료를 먹지 않고 견디는 것도 고역이기는 하나, 우리 몸은 장이 차고 약하면 설사를 하듯이, 폐가 차고 약해지면 재채기ㆍ콧물ㆍ코막힘이 심해진다.
또 일반적으로 양쪽 부모가 모두 비염을 가지고 있으면 75% 정도가 자식에게 발병될 정도로 유전적 소인이 높다. 이 경우 인체의 면역력이 완성되는 만 14세 전후까지 지속적 주의ㆍ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찰을 통해 비염을 예방한다.
지속적인 항생제 사용은 호흡기 통로에 있는 유산균을 죽임으로써 나쁜 균을 억제하지 못하여 오히려 질병에 걸리기 쉽게 할 뿐만 아니라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장기간의 사용으로 내성균이 생길 경우 더욱 강한 항생제를 필요로 하게 되므로 우리 몸은 더욱 나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감기를 오랫동안 앓고 있는 경우, 항생제 등의 약물에만 의지하기보다 자연치유적으로 면역력을 증가시켜 회복시키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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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