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은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다. 평생학습은 일반적인 교육처럼 지식을 쌓는 것에 끝나지 않고 구성원들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우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남녀노소가 배우는 즐거움을 누리며 자신을 발견해가는 평생학습의 기회가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평생학습의 이념에 맞춰 양산시도 지난 2006년 7월에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 사이버평생학습센터 운영, 시민평생교육원, 평생학습동아리 지원, 시민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펼치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평생학습활동가 양성 강좌나 부모교육 강좌와 같이 지식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지혜를 발견하고 발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책으로 세상을 통하자!
↑↑ 평생학습활동가 수업 수료생 문정현 씨 |
ⓒ 양산시민신문 |
'책으로 세상을 통하자’ 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자칭 ‘통쌤(통선생님)’ 문정현(42, 물금읍) 씨는 NIE 논술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활용교육)는 신문을 주교재로 활용한 논술교육으로 문 씨는 워낙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늘 똑같은 방식의 수업을 진행 하면서 뭔가 모를 교육에 대한 갈증을 느낀 문 씨는 학생들을 가르칠수록 더 쉽고 재밌게 가르쳐주고 싶었고 자신을 위해서도 실력을 더 쌓아야겠다고 생각해 시에서 실시한 ‘평생학습활동가 양성 NIE논술수업’을 신청하게 됐다.
‘소통’은 논술의 기본과 중심
문 씨는 지난해 배운 ‘평생학습활동가 양성 NIE 논술 수업’은 교육 방식뿐만 아니라 교사라는 역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일반적인 논술교육지도자 수업과 더불어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었던 이번 수업을 통해 논술교육에서 나아가 학생들과의 공감, 소통을 하는 진정한 지도자 자세를 배웠다고.
“신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분석적으로 설득력 있게 작성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그 이전에 아이가 쓴 글을 읽고 왜 이렇게 생각을 하는지를 먼저 알아줘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수업 수료 이후 문 씨는 새롭게 배운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진행했고 그 결과 논술수업을 지겨워만 했던 학생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딱딱한 글쓰기 수업방식을 탈피해 자신이 쓴 글을 읽고 해석하며 생각과 마음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된 NIE논술수업은 이제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수업을 이끌어 나갈 정도다.
문 씨가 배운 교육방식은 아이들 창의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세상을 넓게 보고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논술에 대한 기초를 잡을 수 있다.
NIE 논술 활동가들의 뜨거운 토론
평생학습활동가 수업은 모두 수료했지만 그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문 씨와 같이 평생학습활동가 수업을 수료하고 뜻이 맞는 논술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매주 목요일 모임을 가진다.
“모임이 있는 매주 목요일마다 비가 오더라구요. 논술교육에 대한 우리들의 열정이 너무 뜨거워 비로 식히려는가 봐요” ‘비목(비오는 목요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임은 현재 논술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주부들이 모여 논술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아이들에게 좀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모임이다.
또 모임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NIE 철학 거울 훔치기(http://cafe.naver. com/qlahr2010)’라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논술자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NIE 논술를 통해 세상이 재밌고 쉽다는 것을 가르쳐 줄까’이다. 끝없는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이들이 있기에 양산은 진정한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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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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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학습 부모교육 수료생 이미정 씨 | ||
ⓒ 양산시민신문 |
한번은 시험이 있기 전날,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딸을 본 이 씨는 “너 왜 시험이 코앞인데 TV 보고 있냐, 그만 보고 공부해!”라고 화가 난 목소리로 얘기했다. 딸은 명령과 다름없는 엄마의 잔소리에 오히려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딸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 씨의 마음 역시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딸을 위한다는 마음과 다르게 잔소리만 늘어놓았던 자신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이 씨가 사는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에서 ‘부모·자녀 대화법’이 열려 참가하게 됐다.
명령식에서 공감하는 대화로
우선 이 씨는 부모교육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주로 명령하거나 강요하듯이 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 ~하지 마’와 같은 명령과 강요가 섞인 말로 딸은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고, 이런 게 반복되면서 거부감이나 반항심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부모교육에서 배운 ‘공감 방식’은 그동안 이 씨가 해왔던 대화를 조금씩 바꿔놓았다. 시험이 코앞인데도 왜 아이가 TV를 보는지 아이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고 이해한 다음 “내일 시험이 있으니 엄마는 네가 인제 그만 봤으면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되물어보며 대화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
이론보다 실천 익숙할 때까지 노력
이 씨는 강의를 듣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강의가 이론을 바탕으로 직접 자녀와 대화한 것을 바탕으로 토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알 수 있었다. 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요구하거나 사소한 것에 짜증을 내는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물론 4주 동안 이 씨의 대화 습관이 180도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씨는 대화가 습관인 만큼 조바심을 내지 않고 앞으로 꾸준히 노력할 생각이다.
부모교육은 나를 돌아보는 과정
‘다 아는 걸 공부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뻔한 내용인데…’라고 누군가는 생각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단호하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모교육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부모로서 자신을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씨는 지금과 같은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와의 대화가 성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