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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윤영석의 세계의 도시들]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소득을 누..
기획/특집

[윤영석의 세계의 도시들]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소득을 누리는 도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1/03/15 10:50 수정 2011.03.15 10:46
⑨ 유럽 디자인의 중심 핀란드 헬싱키




 
↑↑ 윤영석

1965년 원동면 생
1993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미국듀크(DUKE)대학 석사취득
서울특별시 마케팅담당관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현)
북경대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현)
중국전매대 객좌교수(현)
ⓒ 양산시민신문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문화와 산업이 결합된 문화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시대이다. 사람들의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문화적 창조성과 세련미가 있는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한다. 이러한 문화의 시대에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디자인산업이다.

현대 산업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 ‘기술’과 ‘디자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술개발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빠른 시간에 상품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디자인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에 의하면 기술개발에 비해 10분의 1의 돈과 3분의 1의 시간이면 훌륭한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적 부국 북유럽의 디자인 중심 헬싱키


북유럽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국가들이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이들 나라의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최대의 휴대전화 기업인 노키아, 유명한 자동차 기업인 볼보 등을 만들어 냈다.

이중에서도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중심이다. 헬싱키는 발틱해에 둘러싸인 인구 52만명의 도시다. 사실 핀란드는 유럽에 위치해 있지만 우리 민족과 유사한 점이 많다. 언어도 유럽인종과는 전혀 달리 한국어와 같은 우랄-알타이어 계통에 속한다.

핀란드에서 디자인은 국가을 상징하는 정체성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정책에 있어서도 가장 우선순위가 디자인이다. 일반적으로 각국이 정치지도자를 지폐의 인물로 하는 것과 달리 핀란드는 핀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를 지폐의 인물로 사용하고 있다.


헬싱키의 도시운영 자체가 디자인

↑↑ 헬싱키 디자인 구역(Helsinki Design District)를 나타내는 로고
ⓒ 양산시민신문


핀란드 디자인의 중심인 헬싱키는 도시 전체를 디자인 개념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 헬싱키에서는 경제, 문화, 교육, 교통,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디자인이 시민들과 학생들의 일상생활 속에 완전히 녹아 있는 것이다.

헬싱키의 중심부는 아예 ‘헬싱키 디자인구역'으로 지정하여 일 년 내내 다양한 디자인 이벤트와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디자인상품점, 패션의류점, 실내장식품점, 골동품점, 미술관이 밀집하여 거대한 관광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매년 3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시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헬싱키 디자인구역에 전시된 디자인 상품들
ⓒ 양산시민신문


↑↑ 헬싱키 디자인구역에서 개최되는 이벤트 중 하나인 패션쇼
ⓒ 양산시민신문


헬싱키 디자인구역에는 헬싱키의 랜드마크인 스톡만백화점이 있고 백화점을 통과하여 몇 분만 걸으면 ‘핀란드 디자인 포럼’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서는 핀란드 디자인의 100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핀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신인 디자이너들의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학생과 시민을 위한 디자인 교육 중시


헬싱키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용적인 디자인 교육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학교 교과목에 디자인 과목을 포함하여 어릴 때부터 디자인을 실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디자인과목을 배우며 다양한 디자인 학습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함양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세계 1위, 교육경쟁력 세계 1위로 만드는 원천인 것이다.

작년에는 헬싱키 최고의 명문대학인 헬싱키 공과대학, 헬싱키 미술디자인대학, 헬싱키 경제대학 등 3개대학을 통합하여 융합디자인대학인 알토(Aalto)대학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디자인, 공학기술, 경제학 등을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최고의 디자인 인재를 육성하여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 지난해 헬싱키 최고의 명문대학인 헬싱키 공과대학, 헬싱키 미술디자인대학, 헬싱키 경제대학 등 3개대학을 통합하여 융합디자인대학인 알토(Aalto)대학을 설립했다. 사진은 디자인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 양산시민신문


↑↑ 디자인종합대학인 알토대학 전경
ⓒ 양산시민신문


헬싱키에서는 도시의 디자인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기업들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학생들이나 시민들에게 기업의 디자인 연구 및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시적으로 부여하며 기업, 대학, 연구소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디자인 연구와 개발을 하도록 시정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세계 46개 도시가 경합한 끝에 헬싱키가 세계산업디자인협회가 선정하는 2012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었다.

흔히 한국의 경제상황을 ‘샌드위치 경제’라는 말로 표현한다. 미국, 일본과 같은 기술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무한한 노동력을 가진 국가의 중간에 끼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비유한 용어일 것이다. 세계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 874개 중 한국이 보유한 1위 기술은 9개에 그쳐 미국 488개, 일본 281개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인도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미국, 일본 기업을 앞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디자인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가 세계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아시아의 정체성과 특수성을 가진 아시아 디자인을 적극 개발하고 육성해야 한다.


‘아시아 디자인 중심도시 양산’ 추진


마침 우리 양산을 아시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육성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지원 하에 양산에 아시아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하여 아시아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양산과 동남권 등 기업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개발, 교육 및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산의 인구가 최근 들어 정체하고 있고 지역경제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기업숫자와 근로자 숫자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디자인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것은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이와 같은 신 성장 동력산업이 양산에 많이 생겨나야 재래시장, 음식점, 술집, 옷가게 등 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양산원도심 ‘디자인산업 특별구’ 지정도 가능


양산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산에 소재한 기업들이 아시아인들이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아시아 디자인 연구소가 적극적인 연구 개발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아시아 디자인 연구소를 중심으로 많은 디자인 관련 기업들이 몰려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헬싱키 디자인 구역과 같은 ‘디자인산업 특별구역’을 만들어 그곳에 아시아 디자인 연구소가 들어서도록 하고 아울러 산업디자인, 도자기 등 공예디자인, 시각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업체들이 모여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디자인산업 특별구역’ 조성의 대상지역으로 양산구도심, 즉 원도심이 훌륭한 후보지가 될 수 있다.

또한 양산이 아시아 디자인 중심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대학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디자인 인재가 배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지역 대학 내에 공학, 경영학, 디자인 분야 등을 통합하여 융합디자인 학부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현재 융합디자인 대학을 선정하여 5년간 10억원의 육성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참고할 만하다. 

양산은 기존의 제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산업, 의료 및 생명공학 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을 육성해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획기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아시아 디자인 연구소 유치를 계기로 우리 양산이 신 성장 동력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양산시민과 지역정부가 함께 뜻을 모아 힘찬 노력을 전개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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