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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 아버지가 달라졌어요..
사회

우리 아버지가 달라졌어요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입력 2011/03/22 09:30 수정 2011.03.22 01:43
두란노아버지학교 9기 수료생 방광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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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세 아이의 아버지인 방광석(46) 씨는 매일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포옹을 해주는 자상한 아버지이다. 무뚝뚝하고 무서운 아버지였던 방 씨가 이토록 변하게 된 데에는 두란노아버지학교(지부장 김판용, 이하 아버지학교)가 큰 역할을 했다.

무뚝뚝하고 자상한 성격이 못됐던 방 씨는 사춘기 큰 아들과 잦은 트러블이 있었고 이웃의 권유로 지난 2월 아버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아버지학교는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슬로건 아래 가족의 소중함, 아버지로서 책임감을 갖는 법 등을 5주 동안 교육 했고, 반신반의하며 아버지학교를 입학한 방 씨는 이제 새로운 제2의 아버지인생을 살게 됐다.


‘좋은 아빠 되기’ 1단계는 손편지 쓰기


방 씨는 아내 나덕자(44) 씨는 물론이고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 경험이 한 번도 없었는데 아버지학교에서 항상 손편지 쓰기 과제가 주어졌다.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 아내가 사랑스러운 점 20가지 등의 주제를 가지고 편지를 직접 써내려가다 보면 당연하지만 소홀히 했던 부분들을 생각하게 되고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손편지 쓰기 과제는 교육시간 이외에도 가족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떠올릴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 것.

또 방 씨는 하루에 한 번 이상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포옹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낯설었던 방 씨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가족들 또한 평소의 아버지 모습이 아니었기에 쑥스럽고 당황스러웠지만 조금씩 가족을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를 보고 진심이 담긴 사랑한다는 말과 포옹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성격상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어요.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점점 말이 입에 붙으니 사랑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고 한 번 더 가족의 얼굴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어요”


아버지의 변화가 가족들의 변화까지


“아휴, 말도 마세요. 수업을 받기 얼마 전까지도 아들과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지요” 아내 나 씨는 가족을 위해 조금씩 노력하는 방 씨의 모습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평소 무뚝뚝한 아버지와 사춘기 아들은 잦은 다툼이 있었다. 사소한 문제에도 사사건건 충돌하며 집안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고 아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지 오래였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서로 장난도 치고 애정표현도 하는 사이가 됐다. 아들은 변한 아버지 모습에 선뜻 다가갈 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고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나 씨는 “더 나은 가족관계를 위해선 아버지 혼자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 함께 달라지고 도와줘야한다”며 “남편이 변하는 모습을 보니 나와 아이들 또한 점점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18일에 열린 제9기 아버지학교 수료식에는 가족들 모두 참석해 방 씨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결혼 생활 처음으로 방 씨는 아내 나 씨의 발을 씻겨줬고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가족들 함께 눈물 흘리기도 했다.

방 씨는 “내가 옳다고 믿으면 밀어붙이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였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에게 항상 지적을 하게 되고 사사건건 부딪치기도 했다”며 “이제는 내가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생각이 유연해지자 자녀와의 관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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