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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상식과 질서가 생명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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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빛과 소금]상식과 질서가 생명을 살린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372호 입력 2011/03/22 10:32 수정 2011.03.22 10:25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지대에 몬데인이라는 곳이 있다. 그곳은 과거를 아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 비극적인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다.2차 세계대전 당시 국경을 지키던 1200명의 프랑스 군인들이 크리스마스 특별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너무나 많은 군인들이 올라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기쁨에 들뜬 나머지 빨리 가자고 소리쳤다.

그러나 기관사는 “얼마 못가서 급경사와 급커브가 있는데 이렇게 많이 태운 채 가면 대형사고가 날 겁니다”라며 기차를 출발시키지 않았다. 군인들을 인솔하던 장교 중 하나가 기관사에게 총을 빼들고 “당장 이 기차를 움직이지 않으면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그 장교는 기관사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고한 자기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기관사는 할 수 없이 기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서 급경사가 나타났다. 기차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결국 기차는 급커브를 돌지도 못하고 탈선, 엎어지고 말았다. 전장에서도 목숨을 지켰던 군인들이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었다. 상식과 질서를 무시한 한 장교의 고집 때문에 수많은 생명이 이슬처럼 사라진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본 도쿄전력 간부들이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값비싼 원전이 못쓰게 되는 것을 우려해서 인지 간에 사고 초기에 이를 수습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보도했다.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사고 초기 원자로가 망가질 것을 우려해 바닷물을 퍼붓는 것을 주저하면서 사고를 키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 도쿄전력 간부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도쿄전력 측이 비싼 원자로 손상을 우려해 바닷물 투입을 주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전은 건설비용이 비쌀 뿐 아니라 지역 주민 반대로 부지를 선정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원자로 아까워하다 초기대응에 실패하므로써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질서가 무너지면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을 수밖에 없다.
몬데인 사고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사고는 상식과 질서가 생명을 살린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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