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목소리 유난히 높아지면 청국장이 잘 떴다는 귀띔이다 손절구에 찧어야 맛이 난다는 어머니 오래된 고집이 올해도 고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왔다고 그 청국장 끓여 온 동네 소문내시는 어머니 이 청국장 몇 번이나 더 끓일꼬... 긴 여행 가방을 싸는 듯한 어머니 혼잣말에 심장은 가지 끝에 매달린 홍시처럼 흔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침묵했다
토요일 저녁, 창문 활짝 열어놓고 청국장 끓인다 우리 아파트 사람들 몇몇이 친정 갔다 왔느냐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