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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탈학교청소년네트워크 ‘학교너머’ 청소년 21명을 실은 공감유랑버스가 원동면 가야진용신제 전수관에 멈춰섰다. 가야진용신제의 역사적 가치와 우리 전통가락의 흥겨움을 배우기 위해 7박8일 일정으로 이곳에 정차한 것이다.
공민기(19) 군은 “학교의 틀을 넘어서 배우고 일하며 행동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대안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 ‘학교너머’다”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학교너머 친구들과 함께 300일간 공감유랑버스를 타고 전국을 유랑하고 있으며 그 다섯 번째 배움터로 전통제례와 풍물을 배울 수 있는 가야진용신제를 찾아 양산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가야진용신제 전수관에 짐을 풀고 이들이 가장 먼저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북채. 역사적 민속학적 의미가 있는 용신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전통가락이 담겨있는 민속놀이부터 체험해야 신명이 나기 때문이다.
풍물장단 배우기는 가야진용신제 예능보유후보자 박홍기 씨의 강의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구음으로 장단을 맞춰보다 어느새 북, 장구, 징, 꽹과리 등 각기 다른 악기를 가지고 뛰고 박수치며 우리네 가락에 흠뻑 빠져들었다. 학생들은 며칠 동안 배운 풍물실력으로 원동지역 행사의 참여해 행사의 흥을 돋우는 길놀이를 펼치기도 했다.
이성훈(19) 군은 “풍물가락은 구름이 피고(북), 비가 내리고(장구), 바람이 불고(징), 번개가 치는(꽹과리) 흡사 자연과 같은 소리라 금세 빠져들었다”며 “더욱이 원동 원리마을을 한바퀴 돌며 즐겼던 길놀이 때는 마을주민들이 모두 나와 함께 장단을 맞추며 호응을 해줘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절대 느낄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풍물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은 풍물리듬을 타고 곧 가야진용신제의 역사 속으로 쉽게 젖어들었다. 선조들의 손때와 정성이 묻어있는 제당을 둘러보며 칙사영접굿, 강신굿, 사신굿 등 용신제의 의식과 놀이를 배우며 국가제례의 보존ㆍ전수ㆍ발전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양산 출신인 박다솜(18) 양은 “수업을 듣고 난 후 눈을 감으면 정성스런 제례의식을 하는 참제원과 풍물잽이 어르신들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보이는 것 같았다”며 “양산에서 흔히 들어왔던 가야진용신제를 전수관에서 직접 체험하고 배우니 우리네 전통과 역사의 소중함까지 더불어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의 시간을 보낸 청소년들은 오는 5월에 있을 가야진용신제 제례에 꼭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다.
박홍기 씨는 “이 아이들을 통해 교과서에서 배우는 역사와 전통보다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현장에서 배우는 역사와 전통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