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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황금을 캘 것인가? 씨앗을 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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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황금을 캘 것인가? 씨앗을 뿌릴 것인가?

양산시민신문 기자 374호 입력 2011/04/05 10:24 수정 2011.04.05 10:13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한 여객선이 심한 폭풍우로 무인도에서 난파되었다. 난파된 배 주위에는 몇 달 먹을 식량과 씨앗이 있었다. 조난자들은 살아야 했기에 씨앗을 심기로 결정, 땅을 팠다. 그런데 땅을 파자 황금덩어리가 나왔다. 그들은 씨앗 뿌리는 것도 잊고 황금을 캐느라 온 무인도를 동분서주했다.

몇 달 후, 식량이 바닥났고, 그때서야 그들이 씨앗을 뿌리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훗날 그들 모두 황금더미 옆에서 굶어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누런 덩어리 쌓음이 사는 길이 아니다. 씨앗을 심어야 살 수 있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조선일보ㆍ한국갤럽ㆍ글로벌마켓인사이트가 신년기획 ‘2011년, 한국인이여 행복하라’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핀란드, 미국, 캐나다, 덴마크, 호주, 브라질,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의 국민 5천190명에게 과연 행복한지에 관해서 ‘행복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겨우 7% 밖에 안 되었는데, 이것은 10개국 중에 꼴찌였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물욕(物慾)으로 인한 피로감’, ‘주변국의 위협’, ‘정치인의 부정부패’ 등에 지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인의 1인당 국내총생산, 즉 GDP는 1960년대 초반에 비해 250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같이 놀라운 소득 증가세에 비해 삶의 만족감은 바닥을 칠 정도로 세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일구기 위해 친구들이나 가족들로부터 멀어졌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와 심리적 만족에서 오는 행복을 희생당했다”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 물질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황금만 캐다가 지친 인생이 아니라 씨앗을 심어야 한다.

사랑의 씨앗, 나눔의 씨앗을 먼저 심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이 있고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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