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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영화배우를 꿈꾸는 미용사 김동준 씨
내 나이 쉰하나, 영화배우에 도전하다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375호 입력 2011/04/12 10:27 수정 2011.04.12 10:15
49세 때 영화 ‘바람’ 단역으로 첫 걸음

두 아들도 영화배우·가수 꿈 꾸며 활동



ⓒ 양산시민신문
“도전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쉰하나 내 인생의 키워드는 도전과 열정이지요”남들은 은퇴를 생각하는 쉰이라는 나이에 연극과 영화에서 인생의 2막을 묵묵히 열어가는 사람이 있다. 49세 때 영화 ‘바람’의 티투 선생 역으로, 현재는 부산 극단멤버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동준(51, 물금읍) 씨. 김 씨는 범어지역과 부산대학병원 지하에 위치한 김동준헤어환타지아 미용실 원장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용실을 2개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성공한 미용사지만, 어릴 적 꿈인 영화배우에 대한 기대를 놓을 수 없어 새로운 인생을 걷고 있다.

미용사로 일 한 지 16년. 김 씨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용실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종 미용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미용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다. 아내 또한 미용 일을 하다 만났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바로 영화배우…. 활발한 성격에 남다른 끼가 넘쳤던 그는 젊은 시절부터 타인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김 씨는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일부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에 미용 일에 전념하며 영화배우의 꿈은 잠시 접었다.

막연히 내면에 잠자고 있던 영화배우의 꿈을 실현한 데에는 첫째 아들 덕분이었다. “미용실력을 쌓아가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가수가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일본에서 열린 미용세계대회에서 1등까지 한 녀석이라 미용 실력이 아까웠어요. 그래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이가 들어도 언제든지 꿈에 도전 할 수 있다는 것을요”
김 씨는 그렇게 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영화 오디션에 도전했다. 그리고 20대 1의 경쟁률 속에서 당당히 합격해 영화배우로서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 ‘바람’은 고교생들의 학창시절을 다룬 이야기다. 연기자 정우와 황정음이 출연한 이 영화는 평론가들 사이에서 감동과 깊이가 있는 영화로 소문났다. 막이 내린 후에도 네티즌 성원에 힘입어 또 한 번 특별 상영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김 씨가 맡은 역은 ‘티투(터미네이터 투)’라는 별명을 가진 엄한 선생님. 평소 자식들에게 엄격한 아버지인 그는 오디션에서 원래 아버지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고 한다. “단역이지만 역할을 위해 살도 찌우고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부단히 노력했어요.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요” 영화에서는 총 세 컷, 짧은 분량이지만 길을 가다 김 씨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다.

ⓒ 양산시민신문


연기에 목말랐던 김 씨는 영화에 이어 연극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에 있는 극단 ‘하늘개인날’에 들어가 막내 단원으로 극단생활을 시작했다. 영화 경력을 인정받아 윤동주 일대기를 연극으로 꾸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출연하는 기회도 얻었다. 비록 단역이었지만 김 씨에게는 꿈같은 기회였다고. 그의 늦깎이 배우 도전은 두 아들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첫째아들은 미용을 전공하면서 동시에 가수를 준비하고 있고 둘째아들 역시 부산국제영화고등학교에 입학해 영화 단역으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늦은 나이의 도전과 열정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김 씨. 아들을 위해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영화, 연극의 길에 더욱 달려 나갈 것이라는 김 씨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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