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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아이고~ 우리 어머니 목욕하고 나니까 완전 천사네 천사~”
“그려? 내가 젊었을 적에 좀 이뻤지. 그나저나 이렇게 매번 고생해줘서 고마워”
훈훈한 증기로 가득 찬 목욕탕에서 김부자(70) 할머니와 김윤악 씨가 친 모녀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목욕을 한다. 지난 7일 원동면 원동문화체육센터 목욕탕이 한바탕 즐거운 물난리로 시끌벅적했다. 원리마을부녀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 목욕봉사를 하러 온 날이기 때문이다.
원리마을부녀회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8시면 어김없이 원동문화체육센터 목욕탕을 찾는다. 매주 목요일은 지역 어르신들이 무료로 목욕탕을 이용할 수 있어, 어르신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부녀회는 이날을 목욕봉사의 날로 정했다.
김윤악 부녀회장은 “마을 어르신을 통해 목욕탕에 등밀이 기계가 있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 기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개운한 목욕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회원 3~4명과 함께 어르신들의 등을 밀어드리는 봉사를 처음 시작했어요. 그러다 마을부녀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봉사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매주 목욕봉사로 이어지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등을 밀어주는 정도’라는 말로 간단히 설명했지만 매주 200~300명 어르신의 목욕을 도와주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더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10여명의 어르신도 매주 목요일이면 목욕탕을 찾고 있어 이 어르신들에 대한 전신목욕도 이미 부녀회의 몫이됐다.
온 몸을 구석구석 깨끗이 씻겨 드리고, 목욕을 마친 어르신들이 춥지 않도록 물기를 닦아내고 옷을 입혀드린 후, 가벼운 마사지까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 활동이지만 회원들은 힘든 만큼 보람도 두 배라고 입을 모은다. 부녀회 정금자 총무는 “목욕봉사는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며 하는 봉사활동이기에 다른 봉사보다 두 배 뿌듯해요. 땀 한 바구니 쏟으며 어르신들 몸을 씻겨드리고 나면 봉사자 스스로의 몸과 마음까지도 깨끗해지는 기분이라니까요”라며 말했다.
부녀회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들도 있다. 힘든 봉사를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저마다 도움을 주고자 나선 것이다. 원동면사무소를 비롯해 물금농협 원동지점, 부산우유 양산남부대리점 등에서 우유와 요구르트 등을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원리마을 김성진 이장은 “저마다 목욕봉사를 하겠다고 시작은 하지만 힘이 들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기 십상인데, 부녀회에서 이렇게 꾸준히 봉사를 해주니 더없이 귀하고 감사하다”며 “그동안 문화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원동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이기에 부녀회뿐 아니라 지역 여러 여성단체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