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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지속가능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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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요살롱]지속가능한 관광

양산시민신문 기자 377호 입력 2011/04/26 09:40 수정 2011.04.26 09:39



 
↑↑ 이명진
양산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 양산시민신문 
바야흐로 아름다운 계절 4월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기만 해도 온갖 색깔의 갖가지 꽃들의 향연이 펼쳐져 있고, 창문을 조금 열기만 해도 봄바람의 살랑거림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 좋은 계절에 삼삼오오 짝을 맞추어 가족과 친구들과 봄을 찾아 유채꽃의 아름다움을 찾아 양산천으로 관광하러 가 보자. 우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때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연을 찾아 산과 들로 떠나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가 되어 보자.

우리들이 지금 느끼는 꽃피고 새 지저귀는 봄의 아름다움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4월 18일 강원도 대관령에 눈이 내렸다. 남쪽지방에서는 벚꽃이 지며 꽃 비가 내리는 시기에 함박눈이라니, 참으로 기상이변이 남의 나랏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본격적인 관광철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밖으로 이동하기에는 불청객이 많다. 봄이면 몽골지방에서 날아오는 황사 바람이 바깥활동을 방해하고, 올해는 동일본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되면서 방사능이 유출되어 방사성 물질들이 바람 따라 파도 따라 우리나라에 찾아와 사람들이 봄 관광을 나서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빛나는(光) 것을 보는(觀) 것이 관광(觀光)이다. 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移動)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데 자연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찾아가 보지 못한다면 관광은 지속될 수 없다. 관광이 지속되기 위해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몇 가지 있다. 경제적 영향, 사회문화적 영향, 정치적 영향, 환경적 영향 등이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경제적 영향이 가장 중요한 영향으로 손꼽아 왔지만 앞으로는 환경적 영향이 관광의 활성화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작년에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화산재가 유럽의 하늘길을 마비시켜 항공 대란이 일어난 일이 있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감소되어 마그마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189년 만에 다시 폭발했다. 이렇듯 자연환경의 파괴로 지구상에 재난이 거듭 발생하면 관광이 지속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관광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구의 자연환경이 보존되어야 한다.

21세기 세계관광의 가장 큰 변화는 자연환경 중심의 친환경적인 관광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선진국인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아프리카 등의 나라에서는 생태관광, 녹색관광 등의 타이틀을 내걸며 친환경적인 관광을 트렌드로 내세우고 있다. 지금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새로운 관광형태인 생태관광은 관광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최대한 억제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경제논리를 내세우며 금수강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을 많이 훼손해 왔다. 그러나 21세기 세계관광의 트랜드인 생태관광에 동참하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관광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보호, 보전하는 문제를 심각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공적인 관광지를 개발하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오류를 더 이상 범하지 말고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자연경관의 매력을 발견하고 보존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때 관광은 무공해산업이라 불리기도 했다.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보존하고 있는 자연의 가치를 팔아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오늘날 관광은 자연을 파괴하는 공해산업으로 변질된 부분도 많다. 그래서 세계관광기구와 몇 개의 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환경과 관련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 원칙의 요지는 관광으로 자연과 조화롭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사람들이 영위할 수 있어야 하고, 관광이 지구 생태계를 보존ㆍ보호ㆍ회복하는 데 기여해야 하고, 환경보호는 관광개발 과정에서 절대요소로 여겨져야 하고, 지자체는 관광지와 관광객에 영향을 주는 자연재해를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래에 지자체는 자연 친화적인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양산의 이웃도시인 울산이다. 울산은 1960년대 국가산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무분별한 개발로 사람이 살기 힘든 공해도시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기 위해 ‘생태도시 울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도시의 생태복원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죽음의 강으로 알려졌던 태화강이 다시 살아나 연어와 수달이 서식하고 전국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변모하는 쾌거를 낳았다.

우리 양산에도 양산의 젖줄인 양산천이 2008년부터 새롭게 개발되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봄이면 유채꽃이 시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가을이면 삽량문화축전이 열려 시민들이 소통하는 소중한 공간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울산의 태화강처럼 수질이 개선되어 예전의 양산천처럼 은어가 펄떡이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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