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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오피니언

[빛과 소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양산시민신문 기자 379호 입력 2011/05/10 11:42 수정 2011.05.10 11:37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EU에 가입하기 전 독일 화폐에 그려져 있었던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는 르네상스 시기의 위대한 예술가이다. 그가 남긴 걸작이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그림이 ‘기도하는 손’이다. 단지 거친 모습의 모아 쥔 두 손만 있는 이 그림에는 위대한 사랑과 믿음이 깃든 아름다운 친구의 우정이 숨어있다.

1490년대 젊은 화가 뒤러와 한스는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이 둘은 너무 가난했기에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려야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친구는 제비를 뽑아 한 사람이 돈을 벌어서 친구를 돌보아주기로 작정했다.

한스가 일하게 되었고, 그의 뒷바라지로 뒤러는 학교에서 그림을 배우게 되었다. 뒤러는 유명한 화가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한스는 친구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했다. 뒤러는 학교를 졸업하여 유명한 화가가 되었고 돈도 많이 벌게 되었다.

이제 역할을 바꾸어 자기가 친구를 미술학교에 보내기 위해 돌아왔다. 하지만 한스는 친구를 위해 너무 오랫동안 희생하며 험한 육체노동을 했기에 손이 굳어서 더 이상 그림을 그릴수가 없었다. 한스는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화가가 되는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스를 찾아간 뒤러는 창을 통해 한스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뒤러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 저의 손은 이미 일하다 굳어서 그림을 그리는 데는 못 쓰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 몫을 뒤러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참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소서!’ 순간 뒤러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복받치는 감정을 참으며 그 자리에서 즉시 연필과 그림도구를 펼치고 친구의 기도하는 손을 정성스럽게 스케치했다. ‘한스! 자네의 손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네. 세계의 제일 아름다운 작품이 바로 내 눈앞에 있네.’ 이렇게 해서 뒤러의 유명한 작품 ‘기도하는 손’(Praying Hands)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기도하는 손’은 뒤틀리고 상처투성이의 투박한 노동의 손이지만 진정 아름다운 희생과 사랑, 우정이 깃든 세상의 빛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남아 심금을 울리고 있다. 어쩌면 손가락 마디마디 못이 베긴 우리 아버지의 손이요 어머니의 손이 아니겠는가? 이 손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손이리라! 어버이 은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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