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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무작정 산이 좋아 산을 만나러 다니다 양산등산교실을 만났다. 올바른 등산문화를 보급하고 정착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한 양산등산교실은 올해로 5년 째. 3주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5월 11일 양산 범어새마을금고 2층 강당에서 양산등산교실(교장 김명관 양산시민신문대표, 학감 이상배 전문산악인) 제5기 졸업식을 가졌다.
4월 19일 입교식을 시작으로 5월 8일까지 3주간의 강도 높은 이론과 실전수업으로 모든 과정을 이수하였고, 아쉽고도 흐뭇한 졸업식은 총31명이 입학해 17명이 졸업하였다. 등산교실에서는 등산 이론과 실전만 배운 것이 아니다. 그 어떤 학교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소중한 산 교훈과 진한 감동으로 우리들 가슴 가슴마다 적셨다. 이상배 학감은 자주 말씀하셨다. “등산객이 등산가가 되도록 해 줄 것이다. 처음 마음과 졸업할 때의 마음이 완전히 다를 것이다”, “등산은 인내의 예술이다. 열정과 목표가 있으면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끝까지 견딜 수 있는 자만이 졸업할 수 있다”,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이 등산이다” 등등 전문산악인으로서의 체험적인 잠언들을 들려주셨다.
“큰 바위 얼굴처럼 산을 닮은 여러분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던 김명관 교장은 가슴 먹먹한 졸업식 날 인사말에서 ‘여러분이 처음 입학하던 날 졸업식 날 모두 다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렸는데 졸업식에서 다 뵙지 못해 아쉽다. 그만큼 우리 교육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산을 통해 부처님을, 산을 통해 예수님을 닮으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박문원 초대교장은 축사에서 “한 사람의 뜻이 우리 지역사회에 큰 업적을 남기고 등산문화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였다”며 “등산교실 교육을 통해 인내심, 겸손, 정직, 불굴의 정신 등을 배웠다. 위기를 슬기롭게 배우는 도장이 아니었나 싶다. 여러분들도 얼마 가지 않아서 등산교실을 나온 것을 긍지를 가질 날이 올 것”이라며 졸업을 축하해주었다.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
산이 좋아 산에 오름짓해 왔던 내가 양산등산교실을 통해 등산의 또 다른 세계를 경험했다. 두려움을 뛰어넘어 자신을 넘어서는 극복의 의미를 온몸으로 체득했고 도전 없는 삶은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 자일에 몸을 묶고 오르내리고 동기들과 한데 달려 협동하면서 끈끈한 산 우정을 엮었으며 사력을 다해 바위를 넘고 또 넘으며 우리들은 자신을 넘어섰다. 바위를 다 넘었던 동기들도, 다 넘지 못했던 동기들도 모두가 다 장하고 아름다웠다.
가슴이 뛴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나의 일상이 등산교실을 통해 가슴 펄떡이는 삶, 역동적인 삶으로 변한 것 같다. 고비 고비마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정면돌파 하는 삶. 이번 등반교육을 통해 배짱이 두둑해진 것을 느낀다.
“시작없이, 모험없이 손에 들어오는 ‘금양모피’가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가 넘어야 하는 산은 험악할 수도 있고 우리가 건너야 하는 강은 물살이 거칠 수도 있다. 우리가 건너야 하는 바다는 늘 잔잔하지는 않다. 하지만 명심하자.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고 이윤기 작가의 유고집에서)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는 말이 가슴이 꽂힌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모험과 도전보다는 평화와 안정을 갈구하고 안주하고자 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이 그 무엇이랴. 일생동안 우리는 배우고 도전하고 극복하고 변화하는 여로에 있는 것을.
만남의 축복...인생은 신비
양산등산교실이 안겨준 많은 것들 중에 만남의 기쁨도 있다. 이상배 학감님을 비롯해 강사들과 양등5기생들과의 만남, 자일에 엮은 만남 깊기도 하여라. 강사들은 한결같이 겸손했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산 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짐승남’(남자다움)이 어떤 것인지 남자강사들의 모습 속에서 읽었고, 여강사들 속에서 강인함을 느꼈다. 모르긴 몰라도 강사들의 가슴팍을 헤쳐 보면 뜨끈뜨끈한 심장과 열정이 뭉클뭉클 만져지지 않을까 싶다. 그들 모두가 한 개 한 개의 산이었고 나는 그 산에 반했다.
양산등산교실에 입교해서 등산의 더 깊은 세계를 경험했고 또 새로운 만남의 축복, 그것도 진국 중에 진국인 산사나이들의 면면들을 보고 느꼈고 매료되었다. 사장님과 학감님과 강사들, 그리고 5기 동기생들과의 만남... 이 모든 것이 양산등산교실을 통해 얻은 쾌거다. 이 얼마나 소중하고 애틋하고 끈끈하고 뜨거운지. 그 모든 시간이 추억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알피니즘에는 결코 졸업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고, 계속해서 배운 대로 올바른 등산문화와 전설적인 신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명화 시민기자
pretty6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