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은 산그림자들을 불러내며
살(肉)을 발라낸 물소리들만
몰려든다.
북두칠성 죽은 뼈마디 같은
육신(肉身)을 두드리고서라도
기억해야할 그리움인데
그러나 돌아오지 말아야 했다고
쉰 목소리 내 노동(勞動) 같은
강건너 안개들이 몰려왔다.
귀향의 이 아슬한 거리를
별들만 알고 말았군
건너지 못하고 퉁퉁 부어오른
물소리들이
밤새 기침앓이 하고 있는데
어둠 몇이 잠들어 있는 마을과
새벽 늦게 오랫동안 불켜진
강 하류(下流)의 목선
북두칠성 죽은 뼈마디 같은
건너지 못한 물소리만
뒤섞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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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철(물금읍 범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