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 지난 21일은 ‘부부의 날’이었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돌아서면 남이 된다는 부부. 저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있지만 바쁜 생활에 때론 가장 무관심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부부의 날은 일상 속에 지나치기 쉬운 부부 사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의미 있는 정해진 날이다. 부부의 날을 맞아 결혼 29년차, 합창을 통해 부부관계를 화목하게 맺고 있는 최현 부부를 만나보았다.
둘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져 화음을 만들어 낸다. 혼자 잘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튀어서도 안된다. 둘이 마음을 나누고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생각을 읽고 부단한 노력 끝에 탄생된 화음.
덕계동에 사는 최현(52), 배인숙(52) 부부는 ‘사랑의 부부합창단’ 소속의 합창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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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남편 최현 씨는 건설업에, 부인 배인숙 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공이 음악도 아니고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지만 워낙 음악을 좋아해 교회 성가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랑의 부부 합창단은 음악을 좋아하는 부부가 모여 사랑의 하모니를 내는 합창단이다. 8년 전 합창단에 가입해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합창을 통해 ‘함께’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알토를 맡고 있는 부인 배 씨와 베이스를 맡고 있는 남편 최 씨는 다른 목소리로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야 하는 합창이기에 평소 꾸준한 연습을 한다. 집에서 매일 저녁 서로의 음악 파트를 코치해주고 화음을 맞추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한 사람과 지겹도록 사는 것이 어디 쉽겠습니까. 하하하. 매일 같은 얼굴을 봐야하니 지겹기도 하겠지만 합창을 시작한 다음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대화가 많아져서 지겨울 틈이 없네요”
부부의 대화는 음악 이야기로 시작해서 음악 이야기로 끝난다. 둘이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대화를 할 수 있으니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입을 모으는 부부.
부부, 오래 사랑하려면 같은 취미를
음악으로 하나 된 최 씨 부부는 평소 다툼이 생겼어도 합창연습을 통해 풀어지고 누그러진다. 또 평소 애정표현에는 인색한 남편 최 씨는 합창을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좀 더 자상하고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배 씨는 아무래도 달달한 음악을 하다 보니 감성을 자극한 것 같다며 웃으며 말한다.
부부관계가 화목해지면 자연스레 가족 분위기도 좋아지는 법이다. 자녀들은 이들 부부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합창단 활동을 하며 공연을 다니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아빠, 엄마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자녀들에게 부부는 서로의 배우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라고 당부한다.
최 씨 부부는 “합창이 아니더라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면 검은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며 “부부는 ‘함께’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사랑 비결을 전했다.